대우조선해양은 26일 서울 남대문로 본사에서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회사 정관상의 본점 소재지를 '서울'에서 옥포조선소가 있는 '경남 거제'로 변경하는 안건을 승인받았다.

앞서 대우조선은 지난 6월 채권단에 제출한 경영정상화를 위한 자구안에 본사를 서울에서 경남 거제로 이전하는 방안을 포함한 바 있다.

대우조선 관계자는 "이날 주총은 '본사 소재지 이전은 주총 승인을 받아야 하며 주총 안건은 이사회 결의를 거쳐야 확정된다'는 회사 정관의 절차상 열렸다"며 "주총 승인이 난 만큼 당장 눈에 보이는 변화는 없겠지만 명목상의 본사는 서울에서 옥포조선소로 완전히 옮겨졌다"고 말했다.

대우조선은 이미 지난 7월 1차로 해양플랜트 설계 부문 직원 전원과 일부 연구개발(R&D) 조직 직원 등 280명가량을 거제로 이동시키며 '옥포 본사 체제'로 들어갔다.

아직 추가 인력이동 계획은 정해지지 않았으나, 경영진은 본사 사옥의 매각 일정을 봐 가면서 재무와 영업 등 일부 조직만 남겨놓고 나머지 부서를 순차적으로 거제로 옮길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우조선은 서울 본사 사옥(지하 5층, 지상 17층)을 1천800억원에 판 뒤 건물을 재임대해서 계속 사용하는 '세일 앤드 리스백' 방식의 매각을 추진 중이다.

이와 관련, 대우조선은 지난 5월 코람코자산신탁을 본사 사옥 매각을 위한 최종 협상대상자로 선정하고 이달 말까지 매각을 완료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검찰 수사 등의 영향으로 투자자 모집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사옥 매각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대우조선이 투자자 모집이 안 돼 이달 안에 남대문로 본사 사옥을 매각하기는 사실상 어려워진 것으로 안다"며 "매각이 언제 완료될지 불투명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연정 기자 yjkim84@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