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론 장사 잘 되니 취급액은 1조5천억 늘려
조달금리 크게 떨어졌지만, 대출금리는 소폭 내려


상반기 카드사들이 카드론으로 거둔 이익이 지난해 상반기보다 1천500억원 이상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저금리 시대로 조달금리는 떨어졌지만, 대출 비중은 그만큼 낮추지 않으면서 수익이 증가한 것이다.

카드론 장사가 잘 되다 보니 카드사들의 카드론 취급액도 1조5천억원 가량 늘었다.

21일 카드사들이 공시한 올해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신한과 삼성, 현대, KB국민, 롯데, 우리, 하나 등 7개 전업계 카드사의 상반기 카드론 수익은 총 1조5천745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상반기(1조4천231억원)보다 1천514억원(10.64%) 늘어난 수준이다.

전체 영업 수익에서 카드론 수익이 차지하는 비중도 17.23%로 지난해 상반기(15.97%)보다 1.25%포인트 올라갔다.

카드사별로 살펴보면 신한카드의 카드론 수익이 3천824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삼성카드(2천819억원)와 현대카드(2천531억원)가 뒤를 이었다.

카드론 장사가 잘 되다 보니 취급액도 늘리고 있다.

상반기 7개 카드사의 카드론 취급액은 17조3천772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15조7천866억원)보다 1조5천906억원(10.1%) 증가했다.

카드사별로는 신한카드가 3조9천474억원으로 전년 동기(3조4천232억원) 대비 5천242억원 늘어 가장 큰 폭으로 증가했다.

이어 삼성카드(2조9천635억원)가 3천914억원 증가했고, KB국민카드(2조8천546억원)와 하나카드(1조4천773억원)가 각각 2천783억원, 2천59억원 늘었다.

우리카드(1조4천339억원)만 유일하게 986억원 감소했다.

카드론 수익이 늘어나는 것은 금리 인하로 조달 비용이 줄어들어서다.

상반기 7개 카드사의 총 조달 평균 잔액은 77조3천524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72조706억원)보다 5조2천818억원(7.3%) 늘었다.

그러나 이자비용은 8천313억원으로 전년 동기(9천96억원) 대비 783억원 감소했다.

빌린 돈은 올해가 더 많았지만, 금리 인하 덕분에 조달 비용은 오히려 줄어든 것이다.

반면 대출금리는 이런 조달금리 인하를 제대로 반영하지 않는 모습이다.

예를 들어 신한카드의 경우 올해 상반기 평균 조달금리는 1.67%로 지난해 상반기(2.06%)보다 0.39%포인트 하락했다.

그러나 카드론 평균 금리는 14.52%로 지난해 상반기(14.64%)보다 0.12%포인트만 낮췄다.

이처럼 카드론 수익 증가 덕분에 상반기 카드사 당기순익은 전년 동기 대비 86억원 감소하는데 그쳤다.

카드사는 올해 초 신용카드 수수료율 인하의 영향으로 수익이 연간 6천700억원 가량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는데, 이 예상에 비하면 크게 선방한 것이다.

조남희 금융소비자원 대표는 "저금리에도 카드사들이 고금리 정책을 유지하는 것은 저금리의 혜택을 카드사만 보려는 것"이라며 "시장 금리를 제대로 적용해 제대로 된 소비자 금융을 하고, 감독 당국은 카드사들이 제대로 원가를 반영해 대출 금리를 적용하는지 조사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박의래 기자 laecorp@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