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이 프랑크푸르트-한(Hahn) 공항을 중국 기업에 매각하는 계획을 취소할 가능성이 있다고 BBC 방송 중문판이 7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독일 라인란트팔츠 주정부는 지난달 중국 상하이(上海)의 운수업체 이첸(益謙)무역공사에 이 공항의 지분 82.5%를 1천만유로(128억원)에 매각하는 데 합의했다가 최근 이를 보류했다.

현지 주정부 관리는 이는 이첸의 공항 지분 인수 능력에 의문이 생겼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주정부 관계자들이 지난 5일 상하이를 방문해 이첸을 현지 실사한 결과 이런 의문이 들었다는 것이다.

주정부의 로거 레벤츠 내무장관은 "이첸은 아직 중국 중앙 정부의 승인을 받지 못했다는 이유로 지분 인수 대금을 지불하지 않고 있다"면서 "이첸 측에 계약 이행 연기를 통보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이첸과의 계약이 아직 파기된 것은 아니다"면서 "이첸 측도 거래를 지속할 의사를 밝혔다"고 덧붙였다.

앞서 프랑크푸르트-한 공항의 매각 계획이 보도되자 독일 언론 매체들은 이첸 본사에 기자들을 파견해 취재한 결과 이 회사가 공식 홈페이지도 없고 기업 간판도 걸리지 않은 사실을 발견했다.

해당 기업 본사는 건물이 누추하고 경영 내용을 파악하기 어려워 기업다운 면모를 갖추지 못했다는 것이다.

라인란트팔츠 주정부는 1993년 미군 군용 비행장에서 민용으로 전환한 해당 공항이 최근 수년간 막대한 적자를 내자 매각에 나섰다.

작년에는 적자가 1천700만유로(218억원)에 달했다.

중국 자본은 최근 들어 유럽의 공항과 항구 등 기간시설 인수에 관심을 보여왔으며, 인수 협상이 취소된 사례는 거의 없었다.

지난 4월 중국 에버브라이트 그룹이 알바니아의 국제공항을 사들였으며, 중국 원양해운(COSCO)은 그리스 피레우스 항구의 지분 67%를 매입했다.

이외에도 중국 하이난항공(海南)이 최근 스위스 기내식 업체를 인수하고 프랑스 기내 서비스 업체 인수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연합뉴스) 조성대 기자 sdch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