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의 대형 자동차회사와 부품회사가 철강 구매 가격을 담합한 혐의로 반독점당국의 조사를 받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FT에 따르면 독일 연방카르텔청은 이날 철강 구매가격 담합 여부를 조사하기 위해 폭스바겐, BMW, 다임러 등 자동차회사와 부품업체인 ZF 프리드리히스하펜, 로베르트 보쉬 등 총 6개 회사의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

이들 기업은 가격을 똑같이 정해두고 철강을 사들인 혐의를 받고 있다. 연방카르텔청 대변인은 “이번 조사는 짧으면 수개월, 길면 3~5년 걸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FT는 최근 이뤄진 에어백과 조명 시스템 등 자동차 부품에 대한 조사 과정에서 철강 가격 담합 혐의가 포착되면서 이번 조사가 이뤄졌다고 전했다.

연방카르텔청이 조사를 통해 이들 기업의 철강 매입 가격 담합 혐의를 확인하면 연 매출의 최대 10%에 해당하는 금액을 벌금으로 물릴 수 있다. 연방카르텔청은 앞서 시멘트업체들의 가격 담합 사실을 적발해 7억유로(약 9000억원)의 벌금을 부과한 적이 있다.

철강은 완성차업계에서 가장 중요한 원자재 중 하나다. 세계철강협회(WSA)에 따르면 차량 한 대당 평균 900㎏의 철강이 들어간다. 독일철강연맹은 지난해 자동차업계가 독일 철강 판매량의 26%인 378억유로 규모의 철강을 사들였다고 분석했다.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조사 대상에 오른 자동차업체 주가가 줄줄이 하락했다. BMW 주가는 전날보다 2.9% 떨어져 3년 만에 최저치인 주당 65유로를 기록했다. 다임러와 폭스바겐 주가도 각각 4.1%, 3.3% 하락했다.

홍윤정 기자 yj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