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룡 금융위원장은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에 따른 금융시장 변동성이 글로벌 금융시스템 전체의 위기로 확산될 가능성은 낮다고 판단했다.

임 위원장은 27일 정부 서울청사에서 열린 브렉시트 관련 금융권역별 대응계획 점검회의에서 "브렉시트로 인한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리먼 브러더스 사태와는 양상이 다르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우리 금융시장도 예상치 못한 브렉시트 투표결과로 투자심리가 위축되는 등 크게 영향을 받는 모습"이라며 "다만 국내 증시 하락 폭, 외국인 자금 순매도 규모,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 상승 폭 등은 과거의 위기에 비해 낮은 수준"이라고 말했다.

지난 24일 외국인 증시 자금매도는 631억원으로 통상 수준이었다는 평가다. CDS 프리미엄 상승 폭은 6.5bp(1bp=0.01%포인트)에 그쳤다.

사안의 성격, 파급 경로와 시차, 대응여건 등을 고려했을 때도 리먼 브라더스 사태 당시처럼 위기가 급격히 확산될 가능성은 낮다는 분석이다.

임 위원장은 "영국 국민투표 결과가 직전 예상과 다르게 나왔지만, 브렉시트 자체는 미리 예고된 이벤트였다"며 "영국과 유럽연합, 미국은 브렉시트 가능성에 대비해 시나리오별 대응계획을 준비해두고 상황변화에 따른 대응을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브렉시트는 실제로 현실화되는 데까지 상당한 기간이 소요된다"며 "리먼 파산이나 2011년 미국 신용등급 강등 등 직접적인 금융 시스템 훼손이나 자산가치 급변동을 유발한 위기와는 성격이 다르다"고 말했다.

다만 브렉시트의 향후 전개과정이 불확실하고 유럽연합 회원국 간 협상이 장기화될 것으로 보여 금융시장의 변동성도 상당 기간 지속될 가능성은 있다고 내다봤다. 이에 금융시장에 대한 철저한 모니터링과 신속한 대응체계를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 위원장은 "이미 마련된 위기대응계획의 절차와 내용을 꼼꼼하게 재점검하고, 시장안정 세부대책을 미리 마련하겠다"면서 "불안 심리가 일정 수위를 넘어서면 단계적인 시장안정조치를 시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경닷컴 뉴스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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