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부진, 내수로 파급 우려…구조조정·산업개혁 흔들림없이 추진"
"대기업집단 기준 10조원으로 조정…경제민주화 정책기조는 유지"
"금리인하, 긍정적인 영향 미칠 것"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9일 2분기에는 경기 회복세가 1분기보다 나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유 부총리는 이날 정부 서울청사에서 열린 제8차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경제가 연초 부진에서 벗어나 완만한 개선 흐름을 지속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유 부총리는 "정책효과로 3월 경기 개선세가 예상보다 확대되면서 1분기 성장률이 0.5%로 상향조정 됐다"며 "2분기에는 재정조기집행 효과의 이월, 임시공휴일, 개소세 인하 효과 등이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아직 민간 부문의 활력은 충분하지 못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9일 오전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발언을 하고 있다.연합뉴스
9일 오전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발언을 하고 있다.연합뉴스
유 부총리는 "수출 부진의 영향이 설비투자 부진, 가동률 하락 등 내수로 점차 파급될 우려가 나타나고 있다"며 "제조업을 중심으로 취업자 증가세가 둔화하는 등 우리 경제의 고용 여력도 저하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경기요인과 함께 공급과잉 및 과도한 규제에 따른 투자부진, 주력업종의 산업경쟁력 약화 등 구조적 요인이 크게 작용하고 있다"며 "우리 경제를 재도약시킬 수 있는 근본적 처방은 구조조정과 산업개혁뿐이라는 엄중한 인식하에 흔들림 없이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대기업집단 지정기준을 자산 5조원에서 10조원 이상으로 조정한 배경에 대해서는 "투자확대와사업재편을 기피하는 피터팬 증후군이 발생할 수 있고, 빠르게 성장하는 기업이 대기업 규제로 글로벌 경쟁에서 뒤처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총수일가 사익 편취 금지와 공시의무는 현행대로 5조원 기준을 유지해 투명한 기업지배구조 형성을 통한 경제민주화 정책 기조는 이어간다"고 강조했다.

유 부총리는 정보보호산업 육성에 대해서는 "정보보호산업은 안전한 정보통신기술(ICT) 환경을 확보하는데 필수적"이라며 "정보보호산업 육성을 위해 클러스터를 조성하고 지능형·융합형 보안기술 개발에 집중적으로 투자하는 등 재정투자도 지속해서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또 "보안 관련 인증제도를 글로벌 표준에 맞게 개선하고, 'K-Security' 브랜드화를 통해 해외진출을 지원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유 부총리는 이날 회의 후 기자단과 만나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에 대해 "경제 상황을 반영한 금융통화위원의 결정을 존중한다"며 "금리 인하가 (경기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는 "(금통위의) 상황인식이 그렇게 된 것 아닌가"라며 "아직 내수 등 하반기 전망이 만만치 않다"고 말했다.

현대상선과 한진해운의 합병 가능성에 대해서는 "지금 단계에서는 예상하기 곤란하다"며 "현대상선은 (용선료 협상이) 상당히 많은 단계를 넘어왔지만, 한진해운은 아직 절차가 남아있어 지금은 어떻게 될지 모르는 상황이며 지금은 이 단계를 잘 넘겨야 한다는 것 외에는 예단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서울·세종연합뉴스) 김동호 박의래 기자 d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