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수원사업장 글로벌기술센터에 자리한 G-MES 2.0 종합 상황실.
삼성전자 수원사업장 글로벌기술센터에 자리한 G-MES 2.0 종합 상황실.
삼성전자 삼성SDS 삼성SDI 등 삼성그룹 전자 계열사들은 사물인터넷(IoT)과 데이터 분석으로 생산력을 끌어올리고 있다. 공장 내 각종 설비에 센서를 부착해 일어날 수 있는 변수를 계산하는가 하면, 제품을 가장 효율적으로 배송할 수 있는 시간 등을 계산해 적용하는 식이다.

홍원표 삼성SDS 사장은 지난달 10일 서울에서 열린 ‘SAS포럼코리아 2016’ 기조연설자로 나서 “IoT와 데이터 분석으로 생산성의 한계를 더 끌어올릴 수 있는 기업이 앞서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홍 사장은 삼성전자가 IoT 센서를 각종 설비에 탑재해 생산성을 끌어올린 예도 소개했다.

삼성전자가 반도체 공장 하나를 설립하기 위해선 7조~9조원의 비용이 들어간다. 여기에 들어간 투자비용을 100%에 가깝게 뽑아내기 위해선 엄청난 수의 반도체를 차질없이 생산해 내야 한다. 만약 생산 설비 중 하나의 장비에서 문제가 발생해 1시간 동안 생산이 멈춘다면 기회손실은 엄청날 수밖에 없다.

삼성전자는 생산라인에서 기계가 작동을 멈추지 않게 하기 위해 30만개의 센서를 장착했다. 고장날 수 있는 다양한 경우를 데이터로 수치화해 사전에 장비고장을 예방하기 위해서다. 삼성전자는 이를 통해 생산효율은 10~20%, 노동생산성은 30%를 증가시켰다. 불량률은 0~5%에 불과하다.

스마트폰의 생산과 판매에도 각종 데이터가 큰 역할을 한다. 삼성전자는 스마트폰을 하루에 150만대씩, 1년에 5억대를 판매한다. 한국 베트남 중국 등 전 세계 7곳에 있는 생산 공정에서 제품을 만들어 세계 130개국으로 배송한다. 이를 원활하게 배송하고, 적재적소의 판매 대리점에서 판매가 이뤄질 수 있도록 삼성전자는 스마트폰을 배송할 때 생길 수 있는 변수 등을 데이터화해 활용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또 세계 100여곳의 공장에 ‘글로벌 제조실행 시스템(G-MES 2.0)’이라는 솔루션을 적용해 생산 중이다. 해외 생산법인에서 사용하던 93개 시스템을 하나로 통합·연계함으로써 균일한 품질로 세계 동시생산을 가능하게 한 게 이 솔루션의 특징이다.

한국에 구축된 종합 상황실에서 글로벌 제조현장을 24시간, 365일 모니터링해 관리한다. 스마트폰 등 모바일 기기로 생산현장 어디에 있더라도 자재 입고·품질 등을 관리할 수 있다. 삼성전자는 G-MES 2.0을 통해 연간 약 2000억원의 원가절감 효과를 거두고 있다. 또 신제품이 나올 때 생산라인 교체시간을 50% 줄였다.

삼성전자는 이런 노력을 인정받아 올해 미국의 미디어·리서치 업체인 IDG가 주관하는 ‘2016년 CIO 100 어워드’를 받았다. CIO 100 어워드는 정보기술(IT) 솔루션을 적용해 혁신적인 성과를 거둔 글로벌 기업·기관 100개를 선정해 시상하는 상이다. 문종승 삼성전자 글로벌기술센터 제조혁신팀장(상무)은 “최고 수준의 제조 프로세스에 혁신적인 IT 솔루션을 접목해 차별화된 제조경쟁력을 갖추게 됐다”며 “민첩하게 시스템 역량을 지속적으로 향상시켜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