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두식 이텍산업 대표 "직원 귀하게 여기고 직접 소통하니 노사갈등 없죠"
“창사 후 23년간 노사 갈등이 없었던 이유는 일정한 시간을 정해놓고 직원들의 애로사항을 직접 듣고 해결해 왔기 때문입니다. 직원들 덕분에 내가 먹고 산다는 생각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지난 27일 한국인사관리학회(학회장 정범구 충남대 교수)가 수여하는 ‘2016년도 경영자대상’을 받은 이두식 이텍산업 대표(57·사진)는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내 경영철학의 원천은 직원들과의 소통”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한국인사관리학회는 2006년부터 노사 상생과 기업가 정신을 기반으로 경영에 탁월한 성과를 보인 기업인을 매년 선정, 시상하고 있다.

이텍산업은 세종특별자치시 명학산업단지에서 제설장비, 다목적도로관리차, 특수목적차량 등 40여 가지 이상의 다양한 특장차를 생산, 특장차 분야에서 국내시장 70%를 점유하고 있다. 200여개의 특허로 수입에 의존하던 특수목적차량을 국산화에 성공했다. 청소차량에서 활주로 제설차량까지 맞춤식 주문생산으로 러시아 알제리 우크라이나 등에도 수출하고 있다. 최근 5년간 평균 매출 증가율은 22%, 고용 증가율은 23%에 달한다.

이 대표는 노사 상생의 배경으로 권위주의를 벗어난 직원들과의 소통을 꼽았다. 그는 매달 첫째주 월요일에 전 직원이 참여하는 소통의 날을 운영 중이다. 소통의 날에는 이텍네트웍스, 이텍TDA 등 2개 자회사 직원을 포함해 300명이 참석한다. 이 대표는 “23년간 소통의 날을 거른 적이 없다”며 “명령이나 업무지시 공간이 아니어서 직원들도 부담을 느끼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 업체는 10년 전부터 격년제로 전 직원 부부동반 해외연수도 다녀오고 있다. 비행기 2대를 전세 내 그동안 베트남 중국 필리핀을 다녀왔다. 해외연수 기간에는 애프터서비스 등 필수요원만 회사에 상주시키고 공장문을 아예 닫는다. 수시로 탁구대회 등 체육대회와 야유회를 열어 직원의 사기를 북돋는다. 이 대표는 “해마다 매출의 3% 정도를 직원들 휴식과 문화에 투자한다”고 설명했다. 덕분에 회사의 이직률은 연평균 6%에 불과하다. 국내 중소기업 평균 16%, 대기업 평균 11%의 절반 수준이다. 이 대표의 이 같은 경영 마인드는 “사람을 귀하게 여겨야 한다”고 강조해온 부친 이병섭 씨의 영향이 컸다. 이씨는 유학자이자 서예가로 성균관 부관장을 지냈다. 이 대표는 대전검찰청 범죄피해예방센터 이사장을 4년간 맡아오면서 범죄 피해 가족들을 지원하고 취업시키는 사회활동도 하고 있다.

이 대표는 “기업들 사이에서 기업가 정신이 쇠퇴하고 있어 안타깝다”고 말했다. 일정 정도 매출이 오르면 회사를 팔거나 현실에 안주하고 있는 기업인이 많아졌다는 것이다. 그는 “주위의 많은 기업인이 배당만 받으려 해 안타깝다”며 “기업인은 살아있는 한 고용 창출과 기업 성장을 위해 책무를 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텍산업은 글로벌 전문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지난 3월 본사와 공장, 자회사 등을 대전 대덕구에서 세종시로 옮겼다. 연구소 인원도 2014년 30명에서 올해 60명으로 늘렸다.

세종=임호범 기자 lh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