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성공방정식은 잊어라"…구본무, LG임원과 'AI 열공'
구본무 LG 회장(사진)은 “고객과 시장의 흐름을 제대로 읽어 과감하게 사업하는 방식을 혁신해야 한다”고 10일 말했다. 인공지능(AI)을 주제로 서울 여의도 트윈타워에서 열린 5월 그룹 임원세미나에서다.

구 회장은 “과거의 성공 방식으로는 성장은 고사하고 생존조차 위협받는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LG그룹은 이날 뇌 과학자 겸 인공지능 전문가인 김대식 KAIST 전기 및 전자공학부 교수의 강연을 들었다.

김 교수는 ‘인공지능 시대의 인류와 산업’이라는 강연에서 인간의 두뇌를 모방해 컴퓨터가 새로운 것을 학습하는 ‘딥러닝’ 기술 현황과 산업 변화에 미칠 영향을 설명했다. 그는 “1차 기계혁명이 증기와 전기로 인간의 노동을 대체하는 것이었다면 2차 기계혁명은 정보와 기계 지능이 인간의 두뇌를 대체하는 것”이라며 “바둑의 알파고를 넘어 ‘월스트리트의 알파고’가 나오는 등 인공지능은 전 산업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딥러닝이 최근 몇 년간 갑자기 화두가 된 이유로는 △정보처리 칩 등 하드웨어의 비약적 발전 △소셜네트워크서비스 등을 통한 빅데이터 축적 △해당 기술을 결합하고 의미 있는 결과를 뽑아내는 소프트웨어 기술 등을 꼽았다. 김 교수는 “AI를 통한 산업 혁신 시대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빨리 온다”며 “늦기 전에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의 및 토론은 예정된 시간을 훨씬 넘길 정도로 열기가 넘쳤다. LG 임원들은 LG그룹도 이 같은 변화에 대비해야 한다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 LG그룹 관계자는 “인공지능의 빠른 발전으로 기존 산업 패러다임이 변하고 있는 만큼 주력 사업과 신성장 사업 등 전 분야에서 과감히 혁신해야 한다는 것에 참석 임원들이 공감대를 형성했다”고 전했다.

이날 임원세미나에는 강유식 LG경영개발원 부회장, 구본준 LG 부회장, 차석용 LG생활건강 부회장, 박진수 LG화학 부회장, 권영수 LG유플러스 부회장, 한상범 LG디스플레이 부회장 등 상무급 이상 임원 300여명이 참석했다.

노경목/정지은 기자 autonom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