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 석유화학 철강 조선 기계 등 이른바 ‘중후장대(重厚長大)’ 기업 노사가 위기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힘을 모으고 있다. 글로벌 경기침체와 국제 유가 하락 때문에 회사 경영상황이 악화되자 노조가 수주활동 지원에 나선 것이다.

두산인프라코어 노동조합 대표단은 최근 회사 책임자와 함께 고객사를 방문하고 있다. 제품 점검 및 서비스 활동을 하는 현장을 찾아 고객의 목소리를 직접 듣기 위해서다. 두산인프라코어 관계자는 “회사와 노조가 손잡고 시장 침체 상황을 극복하자는 취지로 다음달까지 전국을 함께 다닐 계획”이라며 “노조가 참여하면 고객 목소리가 생산 현장에 곧바로 전달되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에는 노조위원장 등 10여명이 충북 두제산업, 동광개발 등 건설기계 고객사를 찾았다. 신승우 노조위원장은 “노조가 직접 고객의 요구사항을 들어 생산현장에 곧바로 반영하면 품질을 높이는 데 크게 도움이 될 것”이라며 “시장침체를 극복하는 데는 노사가 따로 없기 때문에 회사와 노조가 합심해 고객이 원하는 제품을 공급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삼성중공업 노사도 함께 해외영업에 나서고 있다. 박대영 사장과 변성준 노동자협의회 위원장은 지난 12~15일 호주 퍼스에서 열린 ‘LNG 18’ 전시회를 찾아 선주사에 선박 발주를 호소했다. 변 위원장은 주요 선주사 고위 관계자들과 만나 “안정된 노사관계를 바탕으로 약속한 공정을 준수하는 것은 물론 최고 품질의 제품을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도병욱 기자 dod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