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천리자전거 ‘아이리스R’
삼천리자전거 ‘아이리스R’
국내 자전거 업체들이 픽시자전거, 팻바이크 등 색다른 제품을 속속 내놓고 있다. 산악자전거(MTB), 로드바이크(사이클) 일색이었던 예전과 달리 품목 다변화에 적극 나서고 있다.

국내 자전거 시장 규모가 급성장하면서 ‘남과 다른’ 자전거를 찾는 소비자가 늘고 있는 것이 원인이다. 온라인몰 G마켓에 따르면 지난해 픽시자전거 판매량은 전년 대비 291% 껑충 뛰었다. 반면 산악자전거 판매는 21% 감소했다.

◆10대들 열광하는 픽시자전거

픽시자전거는 ‘픽스드 기어 바이크(fixed gear bike)’를 뜻한다. 고정 기어를 적용한 것이 특징이다. 변속기능이 없고 페달을 밟아 앞뒤로 움직일 수 있다. 일부 수입 제품은 브레이크가 안 달려 있어 바퀴를 끌며 멈추는 ‘스키딩’을 배워야 한다.

10~20대층이 주로 구매한다. 복잡한 구동계가 없어 무게가 가볍고 디자인이 깔끔하다. 단순한 구조여서 프레임(몸체), 휠 등 각 부분을 손쉽게 튜닝할 수 있는 것도 인기 요인이다.

국내 1위 자전거 업체인 삼천리자전거는 올해 5종의 픽시자전거를 출시했다. 2014년까지 1개 제품만 내놓으며 ‘구색 맞추기’에 그쳤던 것과 대조적이다. 2위인 알톤스포츠도 올해 제품을 1개에서 4개로 늘리며 품목 다양화에 힘을 실었다. 디자인에 신경 쓴 대신 브레이크를 달아 제동 안전성을 높였다.

삼천리자전거의 ‘아팔란치아 아이리스 R’은 무광 검은색 제품으로, 프레임 접합부를 티나지 않게 정리한 ‘샌디드 웰딩’ 공법을 썼다. 진동 흡수를 위해 바퀴와 프레임을 연결하는 포크 부분에는 카본 소재를 활용했다.

알톤스포츠 ‘로드마스터 토치카’
알톤스포츠 ‘로드마스터 토치카’
알톤스포츠는 굿디자인어워드에서 최우수상을 받은 ‘로드마스터 토치카’가 주력 제품이다. 중저가로 꼽히는 50만원대임에도 해외 고가 제품에 적용되는 에어로 타입 프레임을 썼다. 공기 저항을 줄이기 위해서다. 50㎜ 하이림 휠셋을 쓰는 등 제품 곳곳에 포인트를 줬다.

◆뚱뚱하고 무거운 팻바이크

자전거 업체들은 이른바 ‘뚱뚱한 자전거’인 팻바이크 제품군도 강화하고 있다. 팻바이크는 원래 눈길과 산 등에서 타는 제품이다. 무게는 15~20㎏ 정도로 10㎏ 안팎인 일반 자전거보다 무겁다. 바퀴도 두꺼워 속도를 내기 쉽지 않고 조작이 힘들다.

에이모션 ‘우라노 27.5 플러스’
에이모션 ‘우라노 27.5 플러스’
‘팻바이크 특수’를 톡톡히 누린 곳은 업계 3위 에이모션이다. 에이모션은 2014년 러시아 수출용으로 제작하던 팻바이크 ‘우라노’의 국내 판매를 시작했다. 에이모션의 자전거 부문 매출은 2013년 24억원에서 작년 119억원으로 급증했다. 문제웅 에이모션 개발팀장은 “팻바이크와 픽시자전거가 회사 성장의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설명했다.

에이모션은 올해 팻바이크를 4종에서 10종으로 확대했다. 카본 등 경량화 소재를 쓰고, 기존 제품의 쿠셔닝을 보강하는 등 고급화에 신경 썼다. 휠 크기를 키우고, 폭은 좁게 해 조작을 쉽도록 한 신제품 ‘우라노 27.5 플러스’가 대표적이다. 삼천리자전거와 알톤스포츠도 전기자전거 팻바이크, 어린이용 팻바이크 등 독특한 제품으로 시장을 개척하고 있다.

김민철 알톤스포츠 마케팅팀장은 “업체들이 틈새를 겨냥한 차별화된 제품을 내놓기 위해 경쟁을 가속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현동 기자 gra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