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뉴 아우디 A1' 등 SNS 인증샷 타고 확산
대중매체서 소셜미디어로 소통 변화…'뉴스 기획'보다 '이야기 디자인'

작년 6월 17일 서울 여의도 IFC몰, 홍대 주차장 골목, 신사동 가로수길, 부산 해운대 등 도심 곳곳에 빨간색 컨테이너가 등장했다.

정체를 알 수 없는 이 컨테이너는 'A1'이라고 새겨진 글씨 사이로 어렴풋이 자동차의 모습만 보여준다.

행인들은 길을 멈추고 안을 들여다보거나 스마트폰을 꺼내 사진을 찍었다.

'더 뉴 아우디 A1' 신차 출시를 앞두고 벌인 티징(예고) 이벤트 현장이다.

새 아우디 A1이 '지금 막' 한국에 도착했음을 알리는 이벤트였다.

이튿날 신차 출시를 알리는 언론보도 이후 컨테이너가 들어 올려지면서 더 뉴 아우디 A1가 본모습을 드러냈다.

20일까지 진행된 이 전시 행사에는 약 8천명이 몰렸다.

이와 함께 컨테이너로 구성된 문화공간 SJ쿤스트할레 등에서 공연과 파티가 열렸다.

이 이벤트는 최근 세계 3대 디자인 어워드인 'iF 디자인 어워드 2016'에서 커뮤니케이션 이벤트 부문 본상을 받았다.

이벤트를 총괄한 SK플래닛 M&C 부문 신윤석 본부장은 3일 "새 제품을 소개하는 일차원적인 행사에서 발전해 '잘 디자인된 이벤트'를 기획하고 제품과 고객을 잘 연결한 게 주효했다"고 설명했다.

기업 홍보·마케팅 분야에서 '기획'보다는 '공유'가 중요해지고 있다.

커뮤니케이션의 중심이 대중매체에서 소셜미디어로 옮겨가며 나타난 변화다.

올해 iF 디자인 어워드 수상작을 보면 이런 경향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홍보·마케팅의 성공 여부는 '뉴스거리를 어떻게 잘 기획하느냐'가 아니라 '찍을 거리, 이야깃거리를 어떻게 디자인하느냐'가 결정한다.

화려한 디저트가 인스타그램을 가득 채우는 것처럼 '예쁜 것'이 스마트폰 인증샷을 타고 공유되고 반향을 불러온다.

또 다른 수상작 현대자동차의 런칭쇼도 마찬가지다.

현대차는 작년 10월 '2015 서울모터쇼'에서 산업용 로봇을 활용한 퍼포먼스를 공개, 좋은 평가를 받았다.

턴테이블 위의 신형 마이티 상용차 앞에 설치된 2개의 로봇팔이 8개의 대형 스크린을 움직인다.

컴퓨터 그래픽을 사용한 엑스레이 형태의 비주얼로 신차의 다양한 스펙을 전달하는 효과를 얻었다.

스위스 최대은행 UBS가 지난해 다보스 포럼에서 진행한 이벤트는 전 세계적으로 큰 화제를 모았다.

UBS는 포럼 참석자에게 손목에 차는 웨어러블 기기인 '핏빗'을 나눠주고 걷도록 했다.

참가자들이 움직인 거리는 중앙 서버로 전달돼 6㎞ 걸을 때마다 자전거 한 대가 아프리카 학교에 전달됐다.

학교까지 매일 6㎞ 이상을 걸어야 하는 아이들을 위해 UBS가 만든 이벤트였다.

광고업계 관계자는 "마케팅 이벤트는 고객과의 접점에서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거나 브랜드 경험의 기회를 제공하는 데 목적이 있다"며 "창의적인 디자인을 바탕으로 호기심을 끌어내 SNS를 통한 2차 확산을 염두에 둔 이벤트가 뜨는 이유"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연숙 기자 nomad@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