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간 증가폭·분기 증가폭·연말 잔액 등 최고 기록 행진
은행 주택담보대출 잔액도 400조 넘어서…작년 4분기만 18조↑
대출심사 강화 앞두고 '막차 타기' 수요 가세 영향


저금리와 부동산경기 회복 등의 영향으로 가계 부채가 급증세를 이어가 작년 말 기준으로 1천200조원을 돌파했다.

가계부채는 작년 한 해 동안 사상 최대 규모인 122조원이 급증했다.

특히 4분기(10~12월)엔 대출규제 강화를 앞둔 주택담보대출 수요까지 가세하면서 분기 증가 규모가 41조원에 달했다.

은행의 주택담보대출은 4분기에만 18조원이나 늘어나 잔액이 400조원을 넘어섰다.

한국은행은 작년 말 기준 가계신용 잔액(잠정치)이 1천207조원으로 집계됐다고 24일 발표했다.

이는 한국은행이 가계신용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2002년 4분기 이후 사상 최대 기록이고 1천200조원선을 넘어선 것도 처음이다.

1년 전인 2014년 말 가계신용 잔액이 1천85조3천억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1년새 무려 121조7천억원(11.2%)이 늘어난 셈이다.

이런 연간 증가규모도 사상 최대 기록이다.

지금까지는 2011년에 73조원이 늘어난 것이 가계신용의 최대 증가규모 기록이었다.

작년 말 가계신용 잔액은 3분기 말(1천165조9천억원)보다는 41조1천억원(3.5%)이 늘어 분기 증가 규모로도 사상 최대 기록을 세웠다.

특히 가계신용의 분기 증가규모는 작년 1분기 13조원, 2분기 33조2천억원, 3분기 34조4천억원에 이어 4분기엔 40조원을 넘어서는 등 증가 속도가 점차 빨라졌다.

가계신용은 가계가 진 빚이 얼마나 되는지를 보여주는 통계다.

가계가 은행이나 보험, 대부업체, 공적금융기관 등 금융회사에서 받은 대출뿐 만아니라 결제 전 카드 사용금액(판매신용)까지 합친 금액이다.

가계신용이 급격히 늘어난 것은 저금리와 부동산 경기 회복, 전세가격 상승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작년 4분기엔 주택담보대출을 받을 때 소득심사를 강화하는 여신심사 가이드라인 시행을 앞두고 막차를 타려는 대출 수요자들이 몰리면서 증가폭이 커진 것으로 추정된다.

이상용 한국은행 금융통계팀장은 "여신심사 가이드라인 실시 전에 대출을 받으려는 가수요가 가세하면서 가계신용 증가 규모가 확대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금융당국과 은행권은 소득 심사 강화, 원리금 분할상환 유도 등을 담은 은행권 여신심사 가이드라인을 마련해 이달부터(비수도권은 5월 2일) 적용했다.

가계신용을 부문별로 보면 가계대출은 1천141조8천억원으로 집계돼 3분기 말보다 39조4천억원(3.6%) 늘었고, 전년 말보다는 116조8천억원 증가했다.

이중 예금은행의 가계대출은 아파트 분양 호조로 인한 집단대출 수요증가 등으로 4분기 중 22조2천억원 늘었다.

3분기 증가액 14조3천억원과 비교하면 증가폭이 8조원가량 커졌다.

4분기 증가액 22조2천억원 중 주택담보대출이 18조원으로 대부분을 차지했고 나머지 증가분 4조1천억원은 기타 대출이다.

이로써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401조7천억원으로 400조원 선을 넘어섰다.

상호저축은행, 신용협동조합 등 비은행 예금취급기관도 가계대출 증가 규모가 3분기 6조3천억원에서 4분기 9조6천억으로 늘었다.

반면 보험과 연금기금 등 기타 금융기관은 가계대출 증가 규모가 3분기 9조8천억원에서 4분기 7조6천억원으로 줄었다.

판매신용은 작년 말 잔액이 65조1천억원으로 4분기 중 1조7천억원, 1년 새 5조원 늘었다.

신용카드회사의 판매신용 잔액 증가세 둔화로 4분기 증가 규모는 3분기 3조9천억원의 절반 수준으로 감소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지훈 기자 hoon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