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환 경제사회발전노사정위원회 위원장(왼쪽)과 박병원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이 2일 열린 제47회 경총 정기총회에서 얘기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대환 경제사회발전노사정위원회 위원장(왼쪽)과 박병원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이 2일 열린 제47회 경총 정기총회에서 얘기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병원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은 “노동시장 개혁에서 노동조합의 합의나 동의가 필수적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2일 말했다.

박 회장은 이날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제47회 경총 정기총회 개회사에서 “공정하고 유연한 노동시장 구축이라는 노동개혁의 핵심은 근로자 자신을 위한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여기서 근로자는 노조에 가입한 10.4%의 근로자만을 말하는 것은 아니다”며 “미취업 젊은이들과 취업을 하고 있어도 임금 수준이 낮고 근로조건이 열악한 대다수 근로자가 노동시장 개혁의 직접적 수혜자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 회장은 “미취업 젊은이들 및 90%의 노조 미가입 근로자들과 직접 대화하고 그들에게 이익이 되는 노동개혁을 그들의 지지를 바탕으로 이뤄 나가야 한다”고 제시했다.

그는 “경영자들도 현시점에서 고용을 줄이거나 임금을 줄이는 노동개혁은 가능하지도 바람직하지도 않다는 사실을 이해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박 회장은 “경영자들은 임금지출 총액에 변화가 없다고 전제하고 주어진 일자리와 임금을 근로자들이 어떻게 나누어 가지는 것이 더 정당하고 공정한가부터 고민해야 할 때”라고 주문했다.

박 회장은 임금체계의 지속적인 개편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임금피크제 도입을 임금체계 개편으로 간주하는 경향이 있지만 임금피크제는 미봉책에 지나지 않는다”며 “직무급·성과급으로 대표되는 공정하고 유연한 임금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임금체계 개편의 진정한 목표”라고 말했다.

박 회장은 “실제 기업에 적합한 임금체계를 마련하는 것은 국회가 아니라 기업의 일”이라며 “현행 법·제도하에서도 할 수 있는 일이 많은 만큼 여건이 되는 기업부터 성과에 입각한 임금체계를 구축해 나가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시간이 걸리는 것부터 빨리 착수해야 한다”며 “연공급·호봉제 유지가 시대에 뒤떨어진 것이라는 인식이 보편화될 때 노동개혁은 비로소 완성된다”고 강조했다.

박 회장은 경총과 관련해선 “제조업에 편중돼 있는 회원사를 서비스산업, 공공부문으로 확대하고 일부 미가입 제조업체도 회원사로 가입시켜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박준동 기자 jdpow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