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부회장이 작년 11월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린 제네시스 브랜드 출범 현장에서 브랜드를 소개하고 있는 모습. (사진=현대차 제공)
정의선 부회장이 작년 11월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린 제네시스 브랜드 출범 현장에서 브랜드를 소개하고 있는 모습. (사진=현대차 제공)
[ 김정훈 기자 ]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이 제네시스의 미국 고급차 시장 공략을 진두지휘한다. 정 부회장은 11일(현지시간)부터 열리는 '2016 북미국제오토쇼(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 제네시스 브랜드를 직접 소개한다. 이번 모터쇼에서 제네시스 G90(국내명 EQ900)가 세계 시장 데뷔 무대를 갖는다.

정 부회장이 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 제품 발표회를 갖는 것은 지난해 쏘나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의 북미 출품 이후 1년 만이다. 지난 9일(현지시간) 라스베이거스에서 막을 내린 '2016 CES(국제전자제품박람회)'를 참관하고 곧바로 디트로이트로 이동해 제네시스 북미 론칭 준비에 들어갔다.

현대차는 이번 행사를 위해 제네시스 전용 전시관까지 마련해 적극적인 홍보에 나선다. 정 부회장은 제네시스 브랜드가 미 고급차 시장에 첫 발을 내딛는 만큼 제네시스에 들어간 신기술과 제품력을 소개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 부회장은 모터쇼 준비를 마친 뒤 올 2분기 공식 판매가 예정된 초대형 세단 G90의 시장조사와 딜러 판매계획 등을 수립할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는 미 고급차 시장 공략을 강화하기 위해 제네시스 전담조직도 만들었다. 글로벌 브랜딩과 마케팅을 전담하는 '제네시스전략팀'과 상품성 강화를 담당할 '고급차 상품기획팀'을 신설했다. 두 부서는 람보르기니에서 브랜드를 총괄했던 맨프레드 피츠제럴드 전무가 맡는다.

북미 고급차 시장은 현대차가 기존 에쿠스와 기존 제네시스 2개 모델로 공략해왔다. 지난해 2개 모델의 판매량은 3만3706대로 지난해 현대차 미 판매량(76만1710대)의 4%에 불과하다.

특히 2세대 제네시스는 2014년 2만9992대에서 지난해 3만1374대로 판매가 늘어난 반면, 에쿠스는 2014년 3415대에서 작년에 2332대로 판매량이 줄었다. G90가 본격 판매에 들어가면 제네시스 브랜드의 점유율 상승을 기대할 수 있다.

경쟁 업체인 일본 도요타자동차는 1989년 고급차 렉서스를 미 시장에 선보인 이후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하기까진 최소 10년이 걸렸다. 그 후로 렉서스가 도요타 미 판매량의 10% 점유율을 넘기면서 대중브랜드까지 긍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는 분석이다.

한국도요타 관계자는 "도요타는 지난해 미국에서 250만대 팔렸고 이중 렉서스 판매는 34만대(13.6%)에 달했다"며 "렉서스 론칭 이후 도요타 브랜드의 이미지 제고 효과까지 있었다"고 말했다.

시장에선 2017년 출시 예정인 D세그먼트 차량인 'G70'가 나온 시점에서 판매량과 점유율이 늘어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G70는 2세대 제네시스 아래급으로 향후 판매 확대를 위한 주력 차종이 될 전망이다.

고태봉 하이투자증권 기업분석팀장은 "G90·G80·G70 3개 모델을 비롯해 고성능 'N브랜드' 파생 차량 등이 나오는 2017년은 돼야 현대차 미국 딜러의 광고와 마케팅, 전시장의 별도 독립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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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훈 한경닷컴 기자 lenn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