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7월부터 차세대 반도체, 의료기기, 정보기술(IT)기기 제조장비 등 IT와 관련한 201개 부품의 관세가 단계적으로 없어진다. 한국의 주력 수출 품목인 IT 제품의 수출도 늘어날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세계무역기구(WTO) 회원국 가운데 한국 미국 중국 유럽연합(EU) 등 53개국은 17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제10차 WTO 각료회의에서 정보기술협정(ITA) 확대협상 최종 타결을 선언했다. 이번 협정은 1996년 체결된 ITA를 확대한 것으로 19년 만에 이뤄진 대규모 관세철폐협정이다.

ITA 협상 타결로 수출 관세가 완전히 철폐되는 품목은 △국내 반도체업계가 차세대 반도체로 개발 중인 반도체 복합구조칩(MCO) △TV 등 전자제품에 들어가는 주요 부품 △잉크젯 프린터 △각종 디스플레이 제조장비 등이다.

산업연구원은 협상 타결로 한국의 수출과 수입이 내년에 각각 5억9000만달러, 5억7000만달러 늘어나고 무역수지 흑자도 2000만달러 증가하는 효과를 볼 것으로 예측했다.

이번 ITA 타결로 한국의 대(對)중국 정보기술(IT) 수출도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협정에는 한·중 자유무역협정(FTA)에서 중국 측이 양허제외(관세 철폐 거부)한 22개 품목도 포함됐다. 한국은 이들 품목에 대해 약 1억5000만달러어치(2013년 기준)를 중국에 수출했다.

대중 수출 관세율이 30%인 위성TV 수신기는 한·중 FTA 양허안에서는 아예 제외됐던 품목이지만 ITA 협상을 통해 2020년에 수출 관세가 없어지게 됐다. 평판디스플레이 제조용 기기(관세율 10%)와 반도체 제조기기(8%)도 마찬가지다.

주요 의료기기에 대한 대중 수출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중국에 수출할 때 5~7% 관세를 붙여야 했던 초음파기기는 2022년까지 관세가 완전히 사라진다. 한·중 FTA 협상에서는 2029년 관세를 철폐하기로 합의했다. 자기공명영상(MRI) 촬영장비(4%)의 관세 철폐 일정도 2029년에서 2020년으로 9년 빨라졌다.

심성미/남윤선 기자 smsh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