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11일부터 사흘간 중국은 위안화 가치를 3.3% 평가절하해 전 세계 금융시장을 충격에 빠뜨렸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Fed가 지난 9월 FOMC 회의를 앞두고 시장이 기정사실로 받아들였던 금리인상 결정을 동결로 바꾼 것은 중국의 기습적인 위안화 평가절하 때문이었다고 분석했다.

중국 인민은행은 이번에도 FOMC를 불과 닷새 앞둔 지난 11일 주요 13개 교역대상국 통화로 구성된 위안화 바스켓지수를 발표하면서 “위안화 가치는 미국 달러화뿐 아니라 주요 교역대상국 통화와 종합적으로 비교해 평가해야 한다”고 밝혔다. 인민은행은 위안화 가치가 올 들어 미국 달러화 대비 3.77% 하락(11월 말 기준)했지만, 위안화 바스켓지수를 놓고 보면 2.93% 올랐다고 강조했다.

인민은행이 위안화가 주요국 통화에 비해 절상됐다는 것을 굳이 강조한 것은 앞으로 진행될 평가절하의 명분을 축적하기 위한 것으로 외환시장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이후 위안화 가치는 급락해 15일 위안화 가치는 달러당 6.4495위안으로 2011년 7월 이후 4년5개월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미국의 긴축과 맞물린 위안화 평가절하는 세계 경제에 또 다른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2018년까지 둔화될 것으로 전망했고, 모건스탠리는 위안화 약세가 연말 이후에도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위안화 가치 하락은 중국 수출에 도움이 되고 석유 등 원자재 가격을 떨어뜨려 미국의 긴축 속도를 늦추는 긍정적 효과가 있지만, 원자재 부국인 호주와 캐나다의 통화가치까지 떨어뜨리는 결과를 초래한다는 게 뱅크오브아메리카(BoA)의 최근 분석이다. 중국과의 교역 비중이 높은 한국과 대만도 역시 경쟁적인 통화가치 하락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월가 투자은행 관계자들은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보다 중국의 위안화 하락이 글로벌 경제에 더 치명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베이징=김동윤 특파원 oasis9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