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켓을 우주로 날려보내는 세계 최대 항공기 ‘스트래토런치’
로켓을 우주로 날려보내는 세계 최대 항공기 ‘스트래토런치’
세계 최대 항공기 ‘스트래토런치’ 시험 비행, 세계 최대 배터리 공장 ‘기가팩토리’, 축구장 30개 크기의 세계 최대 전파 망원경인 중국의 ‘톈옌(天眼)’ 완공 등 2016년엔 ‘세계 최대’란 수식어를 단 초거대 프로젝트가 하나둘 대중에 모습을 드러낸다. 영국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메가(mega) 프로젝트의 시대가 가고 기가(giga) 프로젝트의 시대가 온다”고 표현했다.

마이크로소프트(MS) 공동창업자인 폴 앨런의 아이디어가 낳은 스트래토런치는 로켓을 싣고 우주로 날려보내는 발사대 역할을 한다. 지상 발사보다 낮은 비용으로 ‘저가 우주여행’의 문이 열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2016년 가동을 시작하는 테슬라의 기가팩토리는 전기자동차 등에 쓰이는 배터리팩 생산 비용을 기존의 3분의 1로 줄일 전망이다. 파나마는 내년에 확장된 대형 운하를 공개하고, 스위스는 20년에 걸친 공사 끝에 세계에서 가장 긴 철도터널인 ‘고르하르트 베이스 터널’을 내년에 개통한다.

이코노미스트는 2016년 정보기술(IT) 분야의 중요 트렌드로 ‘가상현실’을 꼽았다. 시험 버전으로만 대중에 공개된 가상현실 기기들이 내년에 정식 버전으로 대거 출시된다. 페이스북이 2014년 20억달러를 들여 인수한 오큘러스가 내년 초 ‘리프트 헤드셋’을 판매하고, 소니는 플레이스테이션4 콘솔에 사용될 자체 헤드셋을 비슷한 시기에 내놓을 예정이다. 대만의 HTC도 ‘바이브’를 들고 경쟁에 뛰어든다.

고해상도 스크린, 동작센서, 강력한 처리능력 등 과거 20여년 동안 기술이 비약적으로 발전하면서 작은 스마트폰을 통해서도 가상현실을 구현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가상현실의 사촌 격인 ‘증강현실’도 함께 주목받을 전망이다. 구글과 MS 모두 증강현실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있다. 증강현실이란 ‘구글 글라스’처럼 현실과 컴퓨터 그래픽을 겹쳐 보이게 하는 기술이다. MS는 ‘홀로렌즈’란 증강현실 헬멧을 공개했다. 구글은 매직리프라는 비밀에 싸인 증강현실 기업에 투자하고 있다.

IT서비스에 대한 유럽의 반격도 2016년 가시화된다. 구글 페이스북 아마존 애플 등 미국 기업이 유럽 시장을 장악하는 현실을 바꾸기 위한 시도다. 유럽의 새로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룰북’, 전자상거래 서비스 ‘플루스’, 검색엔진 ‘에펠’, 모바일지갑 ‘쇼이블레’ 등이다. 실리콘밸리 등 벤처업계에선 옥석 가리기가 본격화된다. 이코노미스트는 “가치를 증명하지 못하는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은 도태되는 운명에 처할 것”이라고 했다. 내년에 기업공개(IPO)를 하는 에어비앤비와 드롭박스가 시험대에 오른다.

이코노미스트는 “미국 주요 IT기업이 있는 샌프란시스코와 실리콘밸리 일대에 언제든 지진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며 “세계 인터넷 관련 서비스에 장애를 불러올 수 있는 ‘기술 지진’에 주의해야 한다”고 전했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