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용 프로젝터, 돌돌 마는 키보드, 휴대용 사진 인화기, 21 대 9 비율 모니터….

LG전자가 세계 최초로 내놓은 아이디어 상품들이다. 시장에서 호평받아 판매 실적도 좋다. 다른 회사들이 뒤이어 비슷한 제품을 내놨지만 LG전자 제품을 따라잡지는 못했다.

LG전자의 휴대용 프로젝터 LG미니빔은 17일 세계 시장 누적 판매량이 50만대를 넘었다. LG전자는 2008년 휴대용 프로젝터를 처음 내놨다. 당시만 해도 프로젝터는 주로 학교, 사무실 등에서 쓰는 대형 제품이었다. LG전자는 프로젝터를 무선으로 작게 개발했다. 개인용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서다. 캠핑족, 1인가구, 신혼부부에게 큰 인기를 끌었다.

포켓포토도 LG전자가 내놓은 대표적 아이디어 상품이다. 2012년 9월 처음 나와 최근까지 120만대나 팔렸다. 스마트폰 사진을 수시로 출력할 수 있는 이 제품은 특히 한국과 중국의 젊은 층이 많이 샀다. 최근엔 돌돌 말 수 있는 휴대용 블루투스 키보드를 내놔 시장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LG전자가 유독 많은 아이디어 상품을 낼 수 있었던 이유는 창의성을 존중하는 기업문화가 형성돼 있기 때문이다. 2012년 포켓포토 아이디어를 처음 제안한 강동호 사원은 1년치 연봉을 성과급으로 받고 대리로 특진하기도 했다. 수준 높은 금형 기술도 한몫하고 있다. 아이디어 스케치를 바로 금형으로 찍어낼 능력이 있다는 것이다.

구본준 LG전자 부회장은 2011년 “제조업 경쟁력의 기본이 무너졌다”며 1100억원을 투자해 금형센터를 지었다. 당시 “왜 중소기업에 외주를 맡기지 않고 직접 생산하느냐”는 비난이 적지 않았다. 하지만 금형센터 덕에 각종 아이디어 상품을 개발할 수 있었고, 가전제품의 디자인도 업그레이드할 수 있었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남윤선 기자 inkling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