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은 최근 2018 평창 동계올림픽 후원계약을 맺었다. 이 계약에 따라 동계올림픽 운영에 필요한 현금과 정유를 지원할 계획이다. 그런데 평창올림픽 후원금 대부분을 SK하이닉스가 부담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SK그룹이 평창올림픽 운영위원회에 지원키로 한 금액은 약 500억원과 정유다. 이 중 현금은 상당 부분 SK하이닉스가 내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유 등 제품은 SK이노베이션 등 다른 계열사에서 제공한다.

SK하이닉스는 SK그룹에 편입된 지 3년밖에 안됐지만, 지금은 그룹의 최대 수익원으로 떠올랐다. 올해 영업이익은 6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증권가는 보고 있다.

기존 주력 계열사인 SK이노베이션(약 1조9000억원), SK텔레콤(약 1조8000억원), SK(주)(약 2조3000억원)의 영업이익(전망치)을 합한 것과 비슷하다.

많이 버는 만큼 그룹이 후원하는 행사에 많이 지원하는 것이 당연해 보이지만, SK하이닉스 일각에선 불만 섞인 목소리도 나온다. 올림픽 후원이 정작 SK하이닉스엔 별다른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얘기다. 일단 SK하이닉스는 100% 기업간 거래(B2B) 사업만 한다. 동계올림픽을 후원하면 일반인 사이에선 SK그룹의 이미지가 좋아지겠지만, 하이닉스와는 큰 상관이 없다는 불만이다.

또 SK텔레콤이나 SK이노베이션 등 다른 계열사는 정부와 연관된 사업이 많다. SK텔레콤의 통신사업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SK하이닉스는 민간기업 대상 비즈니스를 하고 있으며 수익 대부분도 해외에서 창출한다. 국가 행사를 후원하려면 SK텔레콤이나 SK이노베이션이 후원하는 게 맞지 않느냐는 얘기다.

물론 반대의 시각도 있다. 올림픽 후원과 같은 큰일을 앞장서 챙긴다는 건 그만큼 그룹 내 위상이 올라갔다는 방증이라는 설명이다. SK그룹 관계자는 “반도체업의 특성상 과감한 투자가 필요하고 그만큼 그룹의 전폭적인 지원도 중요하다”며 “SK하이닉스도 그룹 일을 맡아 하며 입지를 다질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남윤선 기자 inkling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