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칭화유니 그룹(紫光集團)은 미국의 반도체 기업인 마이크론 테크놀로지를 인수하기 위한 공식 절차를 조만간 밟을 것이라고 니혼게이자이 신문이 15일 보도했다.

칭화유니그룹 관계자는 전날 이 회사가 마이크론 테크놀로지를 230억 달러에 인수하겠다고 제안했다는 보도와 관련해 이같이 말했다.

그룹 관계자는 현재 마이크론측에 비공식적으로 타진하고 있는 단계이며 가까운 장래에 중국 경제정책을 총괄하는 국가발전개혁위원회에 인수 절차 개시를 정식으로 보고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중국의 정책 금융기관인 국가개발은행의 대출 등 공적 지원이 내정된 것으로 보여 230억 달러의 인수 자금을 조달하는데는 "불안이 없다"고 니혼게이자이 신문에 밝혔다.

칭화유니그룹은 중국의 명문대인 칭화대학이 1988년에 설립한 투자회사를 모태로 하고 있으며 이공계에 강한 칭화대학의 특성을 살려 주로 하이테크 분야에 투자해왔다.

2013년 중국 반도체 회사인 스프레드 트램(展訊通信)과 RDA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迪科微電子)를 잇따라 인수했고 지난해에는 이들 회사에 대한 미국 인텔의 투자를 받는 등 사실상 반도체 전문기업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다만, 반도체 칩을 직접 생산하기 보다는 개발에만 주력하는 팹리스(fabless) 형태를 취하면서 스마트폰용 시스템LSI(대규모 직접회로) 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중국반도체행업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매출은 94억위안이었다.

이는 팹리스 반도체 기업으로서는 세계 최대인 미국 퀄컴의 10분의 1 정도에 그친다.

니혼게이자이 신문은 이처럼 규모가 상대적으로 작은 중국 반도체 기업이 세계적인 반도체 기업인 마이크론 테크놀로지의 인수를 꾀하는 것은 반도체의 해외 의존을 탈피하려는 시진핑 지도부의 의중에 따른 움직임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칭화대는 시진핑 주석의 모교이기도 하다.

중국은 자타가 공인하는 '세계의 공장'이지만 모든 산업 제품의 두뇌에 해당하는 반도체 자급률은 20% 정도에 그치고 있는 상태다.

시진핑 지도부는 그 타개책으로 지난해 6월 반도체 산업의 진흥을 목표로 하는 '국가 IC 산업 발전 추진 지침'을 제정했고 올해 3월에 발표한 '중국 제조 2025'의 역점 사업의 하나로 반도체 산업을 자리매김했다.

D램과 플래시 메모리를 생산하는 마이크론은 삼성전자, 하이닉스에 이어 세계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서 3위의 점유율을 차지한 기업으로 2013년에는 파산을 신청한 일본의 반도체 기업 엘피다 메모리(현 마이크론 메모리 재팬)를 인수한 바 있다.

지난해 매출은 163억 달러다.

니혼게이자이 신문은 인수가 실현되면 중국 기업의 외국 기업 인수로는 역대 최대 규모가 된다고 전하면서 미국 의회의 경계론 등 극복해야 할 장애물은 적지 않다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문정식 기자 jsmo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