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마을금고, 증권사 인수 나선다
신종백 새마을금고중앙회 회장(사진)은 증권사 등 제2금융권 금융회사를 추가 인수할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 또 우리은행 지분 매각 입찰에 소수지분 인수를 위해 참여할 수 있다는 의사를 내비쳤다.

신 회장은 지난 22일 제주도에서 기자들과 만나 “일선 새마을금고에 여유자금이 많아 효과적인 자산운용에 대한 수요가 있다”며 “조직문화가 맞는 증권사가 있다면 인수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새마을금고중앙회는 신용정보회사인 한신평신용정보(KIS)를 자회사로 두고 있고, 손해보험사인 MG손보의 대주주다. 그는 “생명보험사와 손해보험사 추가 인수에는 관심이 없다”고 말해 보험사 인수설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신 회장은 우리은행 지분 인수와 관련, “외국계 자본에 팔리면 국부가 유출되는 만큼 우리은행 인수에 관심을 가져왔으나 (법적 문제 등) 제도적 제약이 커 과거에 비해 관심이 줄어든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재무적 투자자로 참여할지 여부는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소수지분 입찰에 참여한다는 뜻이냐’는 질문에 “노코멘트”라고 말해 소수지분 입찰에는 참여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정부는 우리은행 지분 약 56.97% 중 경영권지분(30%)과 소수지분 일부(17.98%)로 나눠 일반 경쟁 입찰과 희망 수량 경쟁 입찰 방식으로 오는 28일 각각 예비입찰과 본입찰을 실시한다. 새마을금고중앙회는 2011년 사모펀드인 MBK와 손잡고 우리은행 예비 입찰에 참여했지만 경쟁 구도가 형성되지 않아 인수가 무산됐다.

신 회장은 우리은행을 인수하지 못하더라도 다른 은행을 인수할 기회를 엿보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제1금융권(은행) 진출에 항상 관심을 갖고 있다”며 “협동조합과의 합병으로 세계적인 은행으로 탈바꿈한 도이치뱅크처럼 소매금융의 장점이 있는 새마을금고와 은행 간 합병이 이뤄지면 시너지를 낼 수 있다”고 말했다.

신 회장은 사업 다각화에도 적극적인 의지를 나타냈다. 그는 “앞으로 예대마진으로만 버티기는 힘들다”며 “수익을 창출하려면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50년 뒤를 내다보고 지주회사로 가는 방안도 연구 중에 있다”며 “보험사나 신용정보회사, 증권사 등을 통해 전체적인 금융회사의 틀을 갖추면서 규모를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신 회장은 ‘지역경제와 지역사회 활성화에 도움이 된다’는 전제조건 하에 비금융회사 인수에도 관심을 보였다. 그는 “국내 지역경기와 지역민에게 도움이 돼야 한다는 게 새마을금고의 기본 이념”이라며 “그 전제조건에 부합한다면 비금융권 회사 인수도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이지훈 기자 liz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