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는 원자력발전소 정비 부품과 경주 방사성폐기물 처리장 건설자재 등의 시험성적서가 위·변조된 것으로 드러났다. 시험성적서는 제품의 기능을 실험한 결과를 기록한 문서다. 지난해 5월에는 원전 3기의 핵심 부품 시험성적서가 위조돼 가동이 중단되기도 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산하 61개 유관기관이 보유하고 있는 3934건의 시험성적서(2011~2013년)를 감사한 결과 이 가운데 24개 납품업체가 제출한 시험성적서 39건(납품금액 258억원)이 위·변조됐다고 24일 발표했다.

특히 7개 납품업체 11건의 시험성적서는 원전 정비기관인 한전KPS가 보관하고 있던 것이다. 고리원전 3, 4호기와 신월성 1호기에 쓰이는 사용후연료 저장조 냉각펌프, 주증기 우회밸브, 터빈증기 배수밸브 등의 시료명이나 결과값 등이 변조되거나 삭제됐다.

송유종 산업부 감사관은 “부품을 수리하면 시험성적서를 다시 받는데 이때 납품업체가 위·변조한 것”이라며 “원자력안전위원회가 승인한 기술지침서상 운전제한 조건에 해당하는 부품은 아니어서 원전을 멈춰야 하는 등 심각한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산업부는 원전 관련 시험성적서 위·변조 건은 원안위에 통보하고 적발된 납품업체에 대해선 담당 유관기관이 검찰에 고소하도록 지시할 방침이다. 해당 업체들은 앞으로 입찰 참가 자격을 제한받는다.

세종=김재후 기자 h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