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후 첫 FOMC·기자회견 주재…"우크라 사태 주시"

재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은 19일(현지시간) 사실상 제로(O) 수준인 현행 기준금리를 내년 중반께 인상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옐런 의장은 이날 취임후 처음 주재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직후 기자회견에서 기준금리의 인상 시점과 관련, "이를 명확하게 밝히기는 어렵다"면서도 "아마도 대략 6개월 정도가 아닐까 싶다"고 말했다.

이는 올연말로 예상되는 연준의 제3차 양적완화(QE3) 종료 시점에서 약 6개월 뒤에는 금리를 올릴 수 있음을 내비친 것으로 해석됐다.

그는 다만 "우리는 완전고용에 근접하지 못한 상태이고, 고용 수준이 정책목표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면서 "인플레이션이 심각한 고민이 되지 않는 한 기준금리 목표치를 올리지 않을 것"이라고 전제했다.

또 "금융위기 여파가 남아 있는데다 잠재 경제성장률이 당분간 낮은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연준은 고용시장 상황, 기대 인플레이션, 금융시장 등 광범위한 정보를 면밀하게 주시하면서 금리 조정을 검토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연준은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지난 2008년 이후 연방 기금금리를 0~0.25%로 유지하고 있다.

이어 옐런 의장은 최근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 "면밀하게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고 전한 뒤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이로 인한 광범위한 충격은 보이지 않는다"면서 "그러나 앞으로 긴장이 더 고조되면 우리가 주시해야 할 상황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에 대한 미국 금융시스템의 연계성이나 노출 정도는 크지 않다"면서 "다만 지정학적 리스크가 있기 때문에 이를 관찰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검은색 정장에 스카프를 목에 두른 채 기자회견장에 도착한 옐런 의장은 내외신 기자들에게 "안녕하세요, 여러분과 첫 FOMC 기자회견을 하게 돼서 기쁩니다"라는 인사말을 한 뒤 약 1시간 동안 회견을 진행했다.

'속사포'였던 전임자 벤 버냉키 전 의장과는 달리 비교적 느린 말투로 미리 준비한 설명자료를 15분간 또박또박 읽어내려간 그는 기자들의 간단한 질문에도 전반적인 경기진단과 전망, 통화정책 방향 등을 설명을 곁들인 성의있는 답변으로 '경제대통령'으로서의 면모를 보였다.

그는 버냉키 전 의장과 다른 점에 대한 질문에 "우리는 같은 목표를 갖고 있다"면서 "내 목표는 미국 경제를 본궤도에 올려놓는 것이고 내 전임자도 이를 위해 헌신했다"고 덧붙였다.

(워싱턴연합뉴스) 이승관 특파원 human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