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투자신탁운용은 최근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을 가장 적극적으로 공략하고 있는 운용사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지난달 ETF운용 총 보수를 업계 최저 수준으로 낮춰 운용업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국내 최초로 중국 본토에 투자하는 ETF를 상장하기 위해 막바지 실무작업을 진행하는 등 상품 라인업 구축에도 힘을 쏟고 있다.

삼성자산운용, 미래에셋자산운용의 뒤를 이어 ‘빅3’ 자리를 놓고 경쟁 중인 운용사 가운데 가장 앞서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보수 인하로 투자자 혜택 늘려

한국운용은 대표 브랜드 ‘KINDEX’ ETF의 총 보수를 종전 순자산의 0.25~0.40%에서 업계 최저 수준인 0.15~0.30%로 지난달 전격 인하했다. KINDEX200은 0.30%에서 0.15%로, KINDEX레버리지는 0.70%에서 0.30%로 각각 내렸다.

삼성자산운용 미래에셋자산운용 등 경쟁사에서 운용 중인 레버리지 인버스 등 파생상품형 ETF의 총 보수는 0.70~0.83%, 지수추종형 ETF는 0.30~0.40% 수준이다.

업계 일각에서 ‘제살 깎아먹기’라는 비판을 제기할 수 있음에도 한국운용이 보수 인하에 나선 것은 인덱스 펀드의 기본에 충실하기 위해서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펀드매니저의 판단을 배제하고 지수에 투자하면 운용 보수를 낮출 수 있고, 그 혜택은 투자자에게 돌려준다’는 인덱스 펀드의 기본철학을 감안했다는 것이다.

기관투자가 등의 자금을 유치해 ETF 시장 주도권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겠다는 복안도 깔려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고객 니즈에 맞춘 다양한 상품 라인업 구성

한국운용은 올해 1월 ‘한국투자KINDEX레버리지’를 상장한 이후 고객의 ‘입맛’에 맞는 다양한 상품들을 라인업에 추가하고 있다. 코스피200 코스닥 국고채 등에 투자하는 기본적 상품 외에도 삼성그룹주 가치주 대형주에 투자하는 테마형 ETF도 선보였다.

이 가운데 지수 상승률의 2배 수익률을 내는 것을 목표로 하는 ‘한국투자KINDEX레버리지’는 기존 레버리지 상품들과 차별화한 강점을 갖고 있다. 최초 거래 가격을 5000원으로 낮게 설정한 게 특징이다.

지난 7월 중국 금융당국으로부터 역외 기관투자가(QFII) 투자 한도를 기존 1억달러에서 2억달러로 추가 승인받은 것을 계기로, 국내 최초로 홍콩이 아닌 중국 본토에 투자하는 ETF도 상장을 준비 중이다.

○전문인력 안정적 시스템 확보에 나서

한국운용은 내부적으로도 ETF 사업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ETF 및 중위험 대안투자(AI) 상품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조직 개편을 최근 단행했다.

ETF운용 부문은 전문성 제고를 위해 ETF운용팀과 ETF전략팀을 별도 조직으로 분리했다. 정찬형 한국운용 사장은 “투자자들이 안정적으로 수익을 올릴 수 있도록 효율적인 투자 전략을 제시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며 “우수한 전문인력과 안정적인 운용 시스템을 확보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오동혁 기자 otto8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