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1~2년간 한국의 금융기관이나 재무적투자자(LP)들은 유럽 우량기업들에 투자할 수 있는 기회가 크게 늘어날 것입니다.”

글로벌 PEF(사모투자펀드) 운용사인 파트너스그룹(Partners Group)의 스테판 마이스터 회장(사진)은 최근 한국경제신문과 인터뷰를 갖고 “많은 유럽 기업들은 탄탄한 사업 기반과 건실한 재무구조를 가지고 있음에도 역내 금융회사들이 어려워지자 자금조달을 원활하게 하지 못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마이스터 회장은 “이런 상황은 한국 등 아시아의 금융기관들이 유럽 기업들을 대상으로 양호한 투자수익을 거둘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고 강조했다.

마이스터 회장은 “유럽은 분명히 위기 속에 있지만 그 내면을 들여다보면 경제주체별로 사정이 많이 다르다”고 설명했다. 유럽 각국 정부와 금융기관들은 재정위기 영향으로 ‘몸살’을 앓고 있지만 일반 우량기업들은 글로벌 시장에서 꾸준히 매출을 창출하면서 양호한 이익 및 현금흐름을 유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들 우량기업은 신규 사업 및 설비 투자, 기존 대출금 상환 등 다양한 이유로 자금 조달이 필요하다. 하지만 지역 내 자금 공급원인 유럽 금융기관들은 ‘바젤Ⅲ’ 적용 등 금융 규제 강화로 대출 여력을 많이 상실한 상황이다. 미국의 대형 투자은행인 모건스탠리는 향후 18개월간 유럽 은행권의 대출 회수 등을 통한 자산 축소 규모가 1조5000억~2조5000억유로에 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마이스터 회장은 “향후 3년간 유럽에서는 643억유로(약 93조원) 규모의 기업 대출 만기가 도래한다”며 “일반적으로 기업들은 대출 만기 12~18개월 전부터 차환 또는 상환 준비를 하는 만큼 한국 투자자들은 이런 상황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스위스 추크에 본사를 둔 파트너스그룹은 작년 말 현재 250억유로(약 36조원)의 자산을 운용하고 있다. 한국투자공사를 비롯한 국내 연기금으로부터도 7000억원을 투자받았다.

김석 기자 s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