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쓰는 것이 아니라 잘 써야 한다.”

앙헬 구리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사무총장(사진)이 우리나라의 복지 지출과 관련해 이같이 말했다. 한국의 국가 경쟁력에서 재정 건전성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기 때문에 이 같은 정책 기조를 잘 지켜야 한다는 뜻이다.

구리아 총장은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과 26일 서울 명동 은행연합회관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2012 한국경제보고서(2012 Economic Surveys-Korea)’를 발표했다.

OECD는 2년 주기로 회원국의 경제동향정책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평가하고 정책 권고 사항을 포함한 국가별 검토보고서를 발표한다.

구리아 총장은 보고서 내용을 소개하며 “한국의 공공지출 비용 증가율은 국내총생산(GDP) 대비 평균 11%로 OECD 평균의 절반 수준이지만 급속도로 이뤄지는 고령화와 북한 변수에 대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OECD는 또 2013년 균형 재정을 달성하고 고령화 등 미래 지출 소요에 대비해 국가 채무를 낮은 수준에서 유지하되 글로벌 경기 침체가 심각해지면 단기적으로 경기를 부양하고 통화정책을 완화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이를 위해 여러 가지 재정 지출을 동반하는 정책에 신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반값 등록금 도입에 매우 신중할 필요가 있다는 견해를 보였다. 보편적인 학비 보조는 더 많은 학생이 대학에 가도록 함으로써 대학교육 과잉 문제와 노동 수급의 불일치 현상을 악화시키는 등 부작용이 크다는 이유에서다. 외국의 사례를 보면 한번 도입한 정책은 철회하기 곤란하다는 충고도 했다.

한국의 거시경제 상황은 비교적 건전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정부가 글로벌 경제 위기에 신속하고 유연하게 대응했고 수출 증가 등에 힘입어 위기에서 빠르게 벗어났다고 평가했다. 세계 교역 둔화에도 한국은 올해 3.5%, 2013년에는 4.3%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신영 기자 nyus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