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기업들이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좀 더 공격적으로 사업에 참여해주길 바랍니다.”

수출입은행이 개최한 ‘중동·북아프리카(MENA) 콘퍼런스’에 참석하기 위해 방한한 알리 살레 알 바라크 사우디전력공사(SEC) 사장(60·사진)은 26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한국경제신문과 가진 인터뷰에서 “앞으로 SEC는 10년간 3만㎿(사업비 1200억달러 규모)의 추가 송·배전 설비 확충 프로젝트를 발주할 계획”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중동의 오일머니 ‘큰손’으로 통하는 알 바라크 사장은 “산업개발 및 인구 증가 추세 등을 감안하면 사우디에는 2025년까지 전력 및 담수사업에 총 2700억달러 규모의 투자 수요가 있다”며 “이 중 SEC가 송·배전 설비 추가 도입 부문을 맡게 될 것”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전체 전력 프로젝트 중 30%는 안정적 재원 확보를 위해 민자발전사업(SEC 지분 20~50%) 형태로 진행할 방침”이라며 “대부분 경쟁입찰로 진행할 예정이기 때문에 경쟁력이 뛰어난 한국 기업의 참여 가능성이 높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민자발전사업에 참여하려면 시공사의 기술력과 함께 금융제공 능력이 매우 중요한 기준이 될 것”이라며 “수출입은행 등의 장기저리 금융 지원을 확보한 한국 기업들이 더 유리하지 않겠느냐”고 덧붙였다.

국내 기업의 가장 큰 경쟁력 요소로 근면성을 꼽았다. 그는 “2007년부터 한국 기업들과 사업을 함께 추진하면서 설계 및 프로젝트 관리 능력이 탁월하고 한국컨소시엄 내에서도 기업 간 협력이 잘 되고 있다고 생각하게 됐다”며 “특히 유럽이나 미국 기업과 달리 매우 근면하고 공기를 잘 지킨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건설과 현대중공업, 삼성물산에 대해서도 깊은 인상을 갖게 됐다고 덧붙였다.

알 바라크 사장은 앞으로 한-사우디 관계가 더 강화되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그는 “많은 한국 기업인이 적극적인 프로젝트 참여 의지를 보였다”며 “MENA 콘퍼런스 참석을 통해 한국 기업들과 유대관계를 돈독히 하는 계기가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 한국 기업들이 단순한 시공을 넘어 사우디에 기술을 전수해주길 바란다”고 부탁했다. 그는 콘퍼런스에 참석한 후 한화건설, 대림산업 등 국내 일부 기업인들과 따로 면담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SEC는 중동 최대 발전 공기업이다. 사우디 내 46개 발전소(총 발전용량 4만8553㎿)를 소유, 운영하고 있다. 총자산만 546억달러에 달한다. 현대건설 대림산업 삼성물산 현대중공업 두산중공업 등 국내 기업들이 SEC로부터 수주해 진행 중인 발전 프로젝트 사업 규모만 160억달러에 이른다.

장창민 기자 cm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