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등 글로벌 증시가 하루가 다르게 출렁이고 있다. 지난 1일 미국 부채한도 증액 합의로 들썩였던 아시아 증시는 하루 만에 급락세로 돌아섰다. 전문가들은 이번 주말 나올 미 고용지표와 내주 초 중국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증시 흐름을 좌우할 것으로 내다봤다.

2일 코스피지수는 51.04포인트(2.35%) 급락한 2121.27에 마감했다. 지난 5월23일(55.79포인트) 이후 2개월여 만에 최대 낙폭이다. 코스닥지수도 6.33포인트(1.16%) 내린 538.06을 기록,동반 하락세를 나타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개인이 6799억원 순매수했지만 외국인(-3710억원)과 기관(-756억원)의 매물을 받아내는 데는 역부족이었다. 외국인은 코스피200지수선물도 9914억원어치 순매도하며 현 · 선물 간 가격차인 시장베이시스를 축소시켜 4600억원이 넘는 프로그램 매물을 불러왔다.

김성주 대우증권 리테일투자전략컨설팅 팀장은 "미 부채한도 상향 조정 합의에도 불구하고 미국 경제지표가 좋지 않게 나와 아시아 증시가 동반 하락했다"고 말했다. 이날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0.91% 하락했으며 대만 가권지수(-1.34%)와 일본 닛케이지수(-1.21%) 등도 큰 폭으로 내렸다.

글로벌 증시를 급락세로 이끈 건 미국의 7월 공급관리협회(ISM) 제조업지수가 예상치를 크게 밑돌았기 때문이다. 조익재 하이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다음주 나올 7월 중국 소비자물가상승률이 전월(6.4%)과 비슷하거나 더 높아 중국 금리 인상이 한 차례 더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 점도 주가를 끌어내렸다"고 분석했다.

글로벌 증시는 G2(주요 2개국) 경기 지표에 따라 방향을 잡아갈 것이란 전망이다. 조 센터장은 "5일 나올 미 월간 신규고용과 실업률은 ISM 제조업지수 못지않게 중요한 지표"라며 "시장 전망치는 개선되는 쪽이지만 실제 지표를 확인해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소비자물가지수도 주목해야 할 변수다. 중국 경기선행지수의 상승 반전으로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가 커지는 상황에서 물가 급등이 긴축으로 이어져 회복세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기 때문이다.

서정환 기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