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가 삼성을 향해 '디스플레이 논쟁' 2차전의 포문을 열었다. 두 회사는 올초부터 3D TV용 디스플레이 기술의 우월성을 놓고 치열한 논쟁을 벌여온 데 이어 스마트폰용 디스플레이에서도 일전을 예고하고 있다.

권영수 LG디스플레이 사장(사진)은 지난 21일 저녁 기자간담회에서 "다양한 비교실험 결과,스마트폰용 디스플레이로는 광시야각 기술인 AH-IPS 액정표시장치(LCD)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보다 더 뛰어난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스마트폰은 AMOLED(능동형 유기발광다이오드) 디스플레이를,LG는 옵티머스 신형 스마트폰부터 AH-IPS(일명 레티나 패드)를 채택했고 아이폰에도 이 패널을 공급하고 있다.

권 사장은 "일반적으로 OLED가 LCD에 비해 해상도나 소비전력에서 우월한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실험결과 해상도와 소비전력,색표현 정확도 등에서 IPS가 더 나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패널 사이즈 10인치 이하의 모바일 제품에는 AH-IPS만 적용할 것"이라며 "OLED는 스마트폰처럼 소형 패널로 이용할 때는 색깔이 과장되게 표현되고 색 정확도도 떨어진다"고 주장했다.

LG디스플레이는 기자간담회장에 AH-IPS를 사용한 애플 아이폰4와 AMOLED를 쓴 갤럭시S2를 전시,해상도를 직접 비교해 볼 수 있도록 하기도 했다.

권 사장은 "OLED 기술이 대형 디스플레이가 필요한 TV에서는 강점을 가질 수 있고 LG의 필름패턴 편광방식(FPR) 3D TV를 더 잘 구현할 수 있다"며 "OLED는 TV쪽 패널로 적극 개발할 것"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TV 화면엔 흰색 배경이 거의 없어 OLED는 상대적으로 높은 전력소모가 큰 문제가 되지 않고 응답속도가 빠른 것도 장점이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LG디스플레이의 주장에 대해 삼성 측은 "어느 쪽이 좋은지는 소비자들이 판단할 문제로 '딴죽걸기'식 논쟁에 말려들지 않겠다"는 반응을 보였다.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 관계자는 "실험 조건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고 공신력 있는 제3의 기관이 아니라 자체 실험 결과여서 반박할 가치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스마트폰의 대세는 꿈의 디스플레이로 불리는 AMOLED라는 것이 입증됐다"면서 "삼성이 스마트폰 시장에서 빠르게 입지를 구축한 경쟁력 중 하나도 뛰어난 화질을 자랑하는 AMOLED에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권 사장은 올해 말에는 LG의 FPR 방식이 3D TV의 대세가 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중국과 한국에서는 이미 FPR 방식이 우위를 점했고 올 하반기 북미와 유럽에서 마케팅을 본격화하면 연말께 셔터안경(SG) 방식을 따라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3분기 연속 영업적자를 기록한 LG디스플레이의 흑자 전환 시점에 대해서는 "시장상황 때문에 3분기도 불투명하다"고 내다봤다.

김수언 기자 soo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