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깁스 남아프리카공화국 주재 미국 대사는 2007년 레벨3커뮤니케이션 부사장이었다. 당시 그는 민주당 대통령 후보였던 버락 오바마에게 정치자금으로 50만달러 이상을 기부했다. 이듬해 오바마가 대통령에 당선되자 그는 정권 인수팀에 합류했고 2009년 남아공 대사로 임명됐다. 그가 지분을 갖고 있는 레벨3커뮤니케이션은 미국 연방정부가 6개주에 고속 데이터 통신망을 구축하는 1380만달러짜리 사업을 수주하기도 했다.

폴리티코는 오바마 대통령이 취임한 후 대선 과정에서 거액을 낸 기부자 200여명에게 특혜를 줬다고 16일 보도했다. 오바마 대선 캠페인 때 후원금을 기부한 556명을 조사한 결과 정부 출범 후 약 2년간 184명이 백악관과 행정부에서 직책을 맡은 것으로 드러났다. 또 후원자 중 18명 이상은 정부 사업을 수주했다. 미국 소비자단체 퍼블릭시티즌은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이 재직한 8년 동안 후원자 약 200명이 특혜를 받았던 것과 비교하면 오바마 정부에서는 4분의 1밖에 안 되는 기간에 비슷한 수가 특혜를 받았다"고 지적했다.

후원금이 많을수록 요직을 맡을 가능성도 높았다. 50만달러 이상을 낸 사람 중에는 80%가,20만달러 기부자 중에는 절반가량이 오바마 행정부에서 자리를 차지했다.

강유현 기자 y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