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부활은 10년 장기침체가 약이 됐다. 1990년 이뤄진 통일은 반짝 특수를 제공했다. 그러나 통일 특수가 소멸한 뒤 통일로 인한 재정지출이 급증하는 등 경제는 저성장 늪에 빠졌다. 게다가 1 대 1 화폐 통합에 따라 옛 동독의 통화가치가 절상되면서 이 지역 기업들의 경쟁력은 급속도로 약화됐다.

이런 통일 후유증을 극복하는 데 10년이 걸렸다. 그러나 '유럽의 병자'로 취급받으며 고난의 시기를 보냈던 경험이 결국 독일 경제의 체질을 탄탄하게 만든 원동력이 됐다. 아이로니컬하게도 이 시기 옛 동독의 높은 실업률은 역설적으로 임금 상승 억제 역할을 했다. 그 결과 저임금을 바탕으로 BMW,폭스바겐 등 많은 기업을 유치하며 수출확대 거점으로 자리잡을 수 있었다. 옛 동독 지역의 임금 상승 억제는 독일 전역의 임금 상승을 억제하는 효과도 낳았다.

기업들이 경기침체 시기에 적극적인 구조조정 등을 통해 경쟁력을 강화한 것 역시 또다른 원인이다. 제조기업들은 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관련 분야에 장기투자를 게을리 하지 않았다. 이처럼 불황을 견뎌낸 독일 제조기업들의 경쟁력이 독일 산업 체질을 더욱 탄탄하게 만들었다는 분석이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