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의 504개 제조업체 조사..69.2% "대책이 없다"

최근 구리, 철광석 등 원자재 가격의 고공행진이 지속되면서 기업들이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최근 전국 504개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원자재가격 상승에 따른 기업애로 실태를 조사한 결과 24.8%가 `원자재가격 상승이 감내할 만한 수준을 넘었다'고 답했다고 15일 밝혔다.

`앞으로 약 10% 상승까지는 감내할 수 있다'는 응답은 60.1%였고, `20% 이내 상승까지 감내할 수 있다'는 응답은 12.1%에 그쳤다.

원자재가격 상승에 따른 피해는 중소기업이 더 큰 것으로 조사됐다.

감내 수준을 넘었다고 응답한 중소기업이 전체의 3분의 1(29.8%) 수준이었고, `10% 이상 상승하면 감내 불가능'이라는 응답은 중소기업이 59.2%를 차지했다.

최근 구리가격은 1년 전과 비교해 70% 올랐고, 니켈은 120% 이상, 알루미늄은 75% 이상, 아연은 70% 상승했다고 대한상의는 전했다.

실제 피해 규모도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 대상 기업의 31.9%가 `원자재가격의 상승 여파로 기업 경영에 피해가 매우 심각하다'고 답했고, 61.3%가 `피해가 다소 있다'고 응답했다.

구체적인 피해 형태로는 `생산비 상승에 따른 채산성 악화'(53.0%), `구매 자금난'(41.1%), `원료 공급 부족에 따른 생산 차질'(22.6%), `제품가격 인상에 따른 매출 감소'(21.9%) 순으로 나타났다.

원자재가격 상승에 대한 대책이 있는지를 묻는 말에는 69.2%의 기업들이 `없다'고 답했다.

대한상의는 "대기업들도 절반이 넘는 54.4%가 별다른 대책이 없다고 응답했다"며 "앞으로 원자재가격 상승으로 인한 피해가 더욱 확산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원자재가격 안정을 위해 정부가 추진해야 할 정책과제로는 `원자재 구매자금 지원 확대 및 대출 조건 개선'(40.7%)이 많이 꼽혔다.

이어 `수입관세 인하'(38.1%), `공급업체 담합 등 불공정거래 단속'(37.5%), `정부 비축 물량 공급 확대'(21.0%), `산업용 원료에 부과되는 개별소비세 면제'(20.4%) 등이 지적됐다.

(서울연합뉴스) 임미나 기자 min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