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3일 KB금융지주 회장 선출을 위한 최종 면접을 앞두고 이철휘 자산관리공사 사장과 김병기 전 삼성경제연구소 사장 등 2명이 전격 사퇴했다. 이들은 "회장 선출이 불공정하다"며 KB금융에 직격탄을 날렸다. 강 행장은 단독으로 면접에 참여했고 만장일치로 차기 회장 후보에 추천됐다.

이때부터 금융당국의 개입이 본격화됐다. 두 후보와 강 행장 모두 사퇴시켜 회장 선임을 오는 3월 정기 주총에서 이뤄지도록 하겠다는 게 정부 고위층과 금융당국의 뜻이었으나 강 행장이 이를 의도적으로 외면했다는 것이다.

금융당국의 KB금융 때리기는 금융감독원의 사전검사에서 노골적으로 드러났다. 금감원은 12월16일부터 23일까지 평소보다 3배가 넘는 인원을 투입해 종합검사를 방불케 하는 사전검사를 벌였다. 이 과정에서 주요 부서장의 컴퓨터 12대를 가져갔고 강 행장의 운전기사까지 면담하는 등 압박의 강도를 높였다. 국가정보원과 검찰까지 나서 강 행장과 사외이사들의 비리를 캘 것이라는 소문까지 나돌기 시작했다.

결국 일부 사외이사들은 금융당국이 사생활까지 들추는 것에 심한 부담을 느껴 강 행장에게 회장 내정자 사퇴를 건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강동균/김현석 기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