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011년 국제회계기준(IFRS) 도입을 앞두고 상장사들이 잇따라 자산재평가에 나선 가운데 자산재평가를 통해 큰 차액을 거둔 기업들의 주가가 상승세를 보여 부동산자산 가치가 주가에 호재료가 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30일 오전 10시 52분 현재 유가증권시장에서 건자재 제품 제조업체인 대림B&Co는 상한가로 직행하며 전날보다 245원(14.85%) 오른 1천895원에 거래되고 있다.

증권업계서는 대림B&Co가 급등한 배경은 전날 토지 재평가 차액 규모가 자산 총액보다 크다는 공시 때문으로 풀이했다.

이 회사는 전날 공시를 통해 보유 중인 장부가 79억원 규모의 토지에 대해 자산재평가를 실시한 결과 1천224억원의 차액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자산총액의 107.13%에 해당하는 규모다.

같은 날 충남 서산시 대산읍 소재 본사 건물 등에 대한 자산재평가 결과 226억원(자산총액 대비 28.53%) 규모의 차액이 발생했다고 공시한 KPX그린케미칼도 이 시각 현재 5.66% 오르고 있다.

앞서 지난 24일에는 LPG 수입·공급업체인 E1이 1천255억원대(7.5%)의 차액이 발생했다는 공시에 2.95% 상승한 바 있다.

그러나 거액의 자산재평가 차액이 발생했다고 모든 기업의 주가가 오르는 것은 아니다.

진로는 지난 23일 오전 보유 토지에 대한 자산재평가로 지난해 자산 총액 대비 18.58%에 이르는 2천451억원의 차액이 발생했다고 공시했지만 당일 주가는 오히려 0.72% 내렸으며 다음날에도 -0.24%로 하락세를 이어갔다.

전문가들은 자산재평가에 대한 기대감이 이미 반영됐을 경우 주가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을 수 있으며 재평가 자체가 일회성 재료이기 때문에 지속적인 주가 상승을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삼화페인트는 816억원 규모의 차액 발생 소식에 지난 1일과 2일 각각 3.12%와 5.58% 올랐으나 3일에는 2.97% 내리며 상승폭을 반납했다.

삼성증권의 황금단 연구원은 "자산재평가는 계속적으로 이익이 발생하는 재료가 아니라 한번 평가하고 나면 별다른 변화가 없는 요인이기 때문에 단기적 영향은 있더라도 이에 따른 상승폭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서울연합뉴스) 권혜진 기자 lucid@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