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지상파 방송 폭스(Fox)와 케이블TV인 타임워너케이블이 프로그램 재전송 비용을 놓고 협상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폭스 측이 프로그램 공급을 중단하겠다고 나섰다고 29일 ABC뉴스 인터넷판이 보도했다.

폭스 브로드캐스팅, 폭스 스포츠, FX 등의 채널을 소유하고 있는 뉴스코프는 타임워너에 31일까지 협상이 타결되지 않으면 프로그램을 공급하지 않겠다고 밝혔고 타임워너는 광고를 통해 폭스를 비난하고 있다.

이럴 경우 시청자들은 'NFL 온 폭스'나 '아메리칸 아이돌,' '24,' '하우스' '심슨가족' 등 인기 프로그램들을 볼 수 없게 된다.

타임워너는 전국 신문에 "값을 치르지 않으면 폭스를 다시 볼 수 없을 것"이라고 쓰인 인질 협박장 스타일의 광고를 게재했고, 폭스는 인기 프로그램들의 장면을 짜깁기하고 그 위에 "폭스가 없다고? 천만의 말씀(No Fox? No Way)"이라고 쓴 광고를 실었다.

뉴스코프는 가입자 당 매월 1달러의 재전송 비용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가입자가 1천300만명이니 타임워너 측에는 월 1천300만달러의 사용료 인상을 가져오게 된다.

타임워너는 사용료 인상이 시청자들에게 전가될 것이라고 말했다.

타임워너의 모린 허프 대변인은 "폭스의 요구는 현재와 같은 경제 상황에서 비합리적이고 지나치다"라고 주장하고 "우리는 협상이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폭스가 시청자들이 프로그램을 보지 못하도록 하는 것으로 시청자들을 골탕먹이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앞서 11월에도 타임워너는 광고를 통해 프로그램 공급자들에 대한 불만을 제기했다.

타임워너는 시청자들에게 타임워너가 사용료를 올려야 할지, 아니면 "강경하게" 대응해야 할지를 투표로 결정해 달라고 요청했다.

양사는 현재 모두 어려움을 겪고있다.

타임워너와 같은 케이블방송사들은 인터넷에서 무료로 프로그램을 보는 시청자들이 늘어남에 따라 고객이 줄고 있으며 폭스와 같은 프로그램 공급자들은 광고업계의 변화와 경기침체로 광고수입이 떨어지고 있다.

프로그램 공급자들은 줄어든 수입을 보전하기 위해 케이블방송사에 사용료 인상을 요청하고 있는데 심지어 일부 공급자들은 300%까지 올려줄 것을 요구한다고 타임워너가 밝혔다.

(서울=연합뉴스) kej@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