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강정원 국민은행장이 차기 KB금융지주 회장으로 내정되면서 10월 29일 이후 한 달여간에 걸친 KB금융 회장 선임 작업이 마무리됐다.

국내 최대 금융그룹의 수장을 뽑는 절차인 만큼 인선 초기부터 막판까지 금융업계 안팎으로부터 지대한 관심을 받았다.

10월 29일 구성된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는 지난달 13일 첫 회의를 통해 조담 이사회 의장을 회추위 위원장으로 선임해 회장 후보 인선작업에 착수했으며 같은 달 20일 21명의 후보군을 10명으로 압축했다.

당시 차관급 전임 관료들과 현직 외국계 은행장 등도 포함됐지만 내부 사정 등을 사유로 고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후보를 포기한 일부 인사는 국민은행을 5년간 이끈 강정원 행장과의 경쟁에서 승산이 없을 것 같다는 입장을 보이기도 했다.

당일 저녁 강정원 국민은행장과 이철휘 자산관리공사 사장, 김병기 전 삼성경제연구소 사장 등 3명이 면접 대상자로 선정된 이후 인선 절차가 순조롭게 진행됐다.

이후 판세에 대해서는 다양한 관측이 나왔지만, 회추위 위원 다수의 지지를 얻은 강 행장을 이 사장과 김 전 사장이 추격하는 양상이라는 분석이 주를 이뤘다.

그러나 면접을 이틀 앞둔 지난 1일 김 전 사장이 전격적으로 후보 사퇴를 표명하면서 인선 과정이 논란에 휩싸였다.

몇 시간 후 이 사장마저 면접 불참을 선언하고 낙하산 인사 논란까지 제기되면서 인선이 파행으로 치달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기도 했다.

김 전 사장은 매우 급한 인선 일정과 강 행장의 행장직 유지 등을 문제 삼았고 이 사장은 공기업 식으로 인선 방식을 변경하자고 주장했다.

회추위는 이날 오전 9시 KB금융 본사에서 회의를 열어 일부에서 제기한 공정성 문제 등을 심도 있게 논의한 결과 사전에 진행 과정 등을 충분히 알렸기 때문에 공정성에 문제가 없다는 결론을 내리고 면접 절차를 진행했다.

이날 면접은 KB금융 본사 7층에서 경비원들의 삼엄한 경비 속에 진행됐으며 엘리베이터를 작동시키지 않은 채 6층 계단을 이용해 점심 도시락을 전달하는 등 보안에 철저히 신경 쓰는 모습이었다.

회추위 위원들은 2시간가량 강 행장을 대상으로 면접을 진행했다.

이어 평판조회 결과를 놓고 1시간가량 토론을 거친 끝에 표결을 진행해 만장일치로 강 행장을 차기 회장으로 추천했다.

회추위 관계자는 "선임 절차에 대한 일부 견해차가 있었지만 충분한 논의 끝에 의견을 모았다"며 "강 행장의 회장과 행장 분리와 신속한 행장 선임 의지 등이 특징적이었으며 위원들 간 표결에서 만장일치가 나왔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최현석 기자 harris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