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사회공헌·경영성과 '윈윈' 노려라
기업의 사회공헌 활동을 기부 등 금전 지원에서 빈곤층이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는 제품을 개발 · 생산하는 등 전략적 사회공헌 활동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삼성경제연구소는 3일 '존경받는 기업의 조건'이란 보고서를 통해 전략적 사회공헌이란 개념을 소개하고 한국 기업들도 이를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전략적 사회공헌이란 기업활동으로 인해 사회가 혜택을 누리는 동시에 기업 자체도 매출 증대 등 성과를 올릴 수 있는 것을 말한다. 좋은 일도 하면서 경영 성과를 높이는 이른바 '윈윈 전략'인 셈이다.

지금까지 국내 기업들이 주로 써 왔던 것이 금전 지원 위주의 후원형이다. 하지만 이는 사회는 혜택을 볼 수 있지만 기업은 경영 성과를 높이지 못하는 것이 단점이다. 이를 극복할 수 있는 게 전략적 사회공헌 활동이며 세부적으론 공유가치형,시장창조형,문제해결형 등 3가지로 나뉜다.

기업과 사회가 윈윈할 수 있는 정도가 가장 높은 전략적 사회공헌 활동은 공유가치형이다. 기업이 제품이나 서비스를 통해 빈곤 등 사회문제 해결에 도움을 주는 동시에 경제적 이익도 창출하는 방식이다. 대표적인 예가 인텔이다. 이 회사는 세계 최빈국 중 하나인 나이지리아 내 200개 학교에 320달러짜리 저가 노트북을 공급하고 있다. 그 결과 인텔은 칩메이커임에도 아프리카 시장에서 브랜드를 널리 알리는 계기가 됐다는 평가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소프트웨어를 선진국에서 정품으로 팔고 빈곤국에선 무상 지원하고 있다. 빈곤국 청소년들이 소프트웨어를 불법 복제하는 것을 막는 데 상당한 도움이 됐다.

저개발국 소비자들을 위한 제품을 따로 만드는 시장창조형도 전략적 사회공헌의 하나다. GE는 중국 등 저개발국에서 거리가 멀어 대형 병원에 가기 힘든 환자들을 위한 저가 휴대용 초음파 진단기를 개발 중이다. 또 인도에선 사용하기 쉬운 간편형 심전계를 현지 기술로 개발해 1000달러(미국 가격 대비 10분의 1)에 판매하고 있다.
기업, 사회공헌·경영성과 '윈윈' 노려라
문제해결형은 손해를 보면서까지 대부분의 기업이 관심을 두지 않는 일을 수행하는 것을 가리킨다. 머크는 1987년 눈을 멀게 하는 아프리카 풍토병을 치료하기 위해 멕티잔이란 치료제를 개발했다. 하지만 아프리카 소비자들이 이를 살 능력이 안 돼 제품을 폐기해야 할 상황에 내몰렸다. 머크는 기부 프로그램으로 전환해 지금까지 7억명의 환자를 치료했다.

CJ가 선천성대사질환자 200여명을 위해 단백질 함량이 일반 밥의 10분의 1 수준인 '햇반 저단백밥'을 개발,제조원가 수준인 1800원에 판매하고 있는 것도 문제해결형의 대표 사례다. 이 제품의 연간 매출은 5000만원에 불과하다.

박준동 기자 jdpow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