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엔화 가치가 강세를 이어가 27일 장중 84엔대에 진입했다.

이날 도쿄 외환시장에서 엔화 가치는 한때 달러당 84.82엔까지 상승(엔 · 달러 환율 하락)했다. 전날(장중 86.30엔)보다 1.48엔 더 뛴 것이다. 엔화 가치가 달러당 85엔 선 밑으로 내려간 것은 1995년 7월 이후 14년 만에 처음이다.

엔화 가치가 이틀 연속 급등한 것은 미국의 저금리 정책 지속 전망에 따른 글로벌 자금의 달러 이탈이 이어진 데다 '두바이 쇼크'로 유로화에서도 자금이 빠져나왔기 때문이다. 달러와 유로화를 판 글로벌 투자자금은 그나마 안전자산으로 인식되고 있는 엔화를 사들였다. 미쓰비시 은행 등은 엔화가치가 80엔대 초반까지도 오를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처럼 엔화가 강세를 보이자 후지이 히로히사 재무상은 "필요할 경우 환율 문제를 미국 유럽당국과 접촉해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환율이 비정상적으로 움직인다면 적절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며 거듭 구두 개입에 나섰다.

도쿄=차병석 특파원 chab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