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중견 화장품업체인 A사는 일본에서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방식으로 제품을 수입해오다가 올 들어 태국 기업으로 바꾼 뒤 6억원의 관세 절감 효과를 봤다. 태국이 한국 · 아세안 FTA(자유무역협정)체결국이라는 점을 십분 이용한 성과였다. 이와는 반대로 베트남에서 초밥용 새우를 수입하는 B사는 스티로폼 포장에 대해 관세를 안 냈다가 법 위반 사실이 드러나 2억4000만원을 추징당했다. 우리나라와 FTA를 맺는 국가들이 늘어나면서 이처럼 '관세테크'에 적절히 대응하느냐 못하는냐에 따라 수출중소기업들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중소기업청은 중소기업들의 FTA 이해 부족에 따른 피해를 예방하고 FTA 특혜조건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전국 주요 지역을 순회하며 'FTA활용 설명회'를 개최한다고 24일 발표했다. 중기청은 26일 인천지방중소기업청,내달 10일에는 부산상공회의소에서 수출중소기업과 지방자치단체 공무원을 대상으로 설명회를 열 예정이다.

중소기업청 관계자는 "수출중소기업들이 거래국가와 품목에 따라 FTA가 어떻게 적용되는지 몰라 적잖은 피해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중기청의 FTA 활용 설명회는 기존 정부 등 유관기관에서 실시한 것과는 달리 중소기업들이 현장에서 즉시 적용할 수 있는 주제들이 사례별로 다뤄질 예정이다.

한-EU FTA 타결 후 수출중소기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 대부분 기업들은 FTA 대응전략을 수립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최근 수출 중소기업 319개를 대상으로 실시한 '한-EU FTA 수출중기 경쟁력실태' 조사에 따르면 69.1%의 기업들이 "적절히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고 대답했다. 응답기업 중 48.4%는 대응전략을 수립하지 못했고,20.7%는 관심이 없다고 답했다. 또 전체의 7.3%만이 교역선 변경을 계획하고 있어 한-EU FTA가 중소기업계에 본격 활용되려면 상당한 시간과 준비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현실을 감안, 중기청은 수출중소기업 눈높이에 맞춘 'FTA설명회'를 기획하고 있다. 무역실무경험이 풍부한 전문가들이 시장조사 · 마케팅 · 계약 · 생산 · 통관 · 물류 · 판매 · A/S 등 수출입 전 과정에 적용할 수 있는 FTA 활용방안을 제시할 예정이다. 설명회 프로그램은 △기회와 위협 측면에서 FTA로 인한 대내외 경영환경의 변화 △미국, EU 등 개별 시장의 특징 및 상대국의 FTA 전략 △시장조사 및 시장접근 방안,전략 마케팅,효율적 아웃소싱,가치사슬 최적화 등 FTA 활용 방안 △FTA 활용지원 시책 등으로 구성됐다.

중기청은 내년부터는 FTA 활용 종합설명회와 병행해 개별 중소기업들이 수출입 전 과정에서 FTA를 활용할 수 있는 커리큘럼과 콘텐츠를 개발,'기업 맞춤식 FTA활용 교육 · 컨설팅'을 실시할 계획이다.

손성태 기자 mrhan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