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러나는 최길선 사장(63)은 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 기공식이 열린 1972년 평사원으로 입사한 뒤,37년간 '조선맨'으로 살아온 한국 조선산업의 산증인이다. 금융위기에 따른 조선 불황을 극복하기 위해 회사가 좀 더 젊어지고 역동적으로 변해야 한다고 판단,용퇴를 결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입사 12년 만인 1984년 임원에 오른 뒤 1997년 현대삼호중공업 사장,2001년 현대중공업 사장,2004년 현대미포조선 사장을 역임했다. 이후 2005년 12월 다시 현대중공업 사장에 재보임됐다. 2003년에 이어 올해 다시 조선협회장을 맡아 국내 조선산업 경쟁력 강화에 공헌했으며 플랜트산업협회장으로 활동하기도 했다.

12년간 최고경영자(CEO)를 지내며 '세계 최초,최대'라는 수식어와 함께했다. 세계 최초 LNG(액화천연가스)운반선 건조 △세계 최초 선박 육상건조공법 도입 △세계 최대 컨테이너선 건조 △세계 최초 T자형 도크 건설 등이 그의 손을 거친 기록들이다. 회사 관계자는 "웬만한 일이 아니면 조선소 밖을 벗어나지 않고 밤 늦도록 작업현장을 둘러보는 '현장형 CEO'로 통했다"고 말했다.

장창민 기자 cm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