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팔성 우리금융 회장은 17일(현지시간) "국내 사업만으로 성장하는 데 한계가 있는 만큼 해외 진출을 적극 모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날 뉴욕 맨해튼 인터컨티넨털 호텔에서 열린 '우리 글로벌 OK 서비스' 개시 행사에서 뉴욕 특파원들과 만나 "지금까지 금융위기를 극복하는 데 전력해 왔지만 내년부터는 해외로 나갈 준비를 차근차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우리금융의 성장전략으로 먼저 해외에 진출해 뿌리를 내린 후 적극적인 인수 · 합병(M&A)을 추진하는 단계적 투자 확대 방안을 제시했다. 미국 씨티그룹이 국내에 법인(씨티은행)을 설립해 운용해 오다 한미은행을 인수한 사례를 바람직한 해외 투자모델로 꼽았다.

현지 법인 형태로 진출하고 현지 통화로 해외 자산을 확보하는 방식으로 해외 자산 비중을 지속적으로 높여나가겠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아직 진출 지역을 결정하진 않았다고 덧붙였다.

우리금융의 자회사인 우리PE와 금호종금,영우&어소시에이츠 등으로 구성된 컨소시엄이 인수한 맨해튼의 AIG 건물에 대해서는 "싸다는 표현만으로는 부족할 정도로 좋은 가격에 매입한 것"이라며 "이미 돈을 더 주고 사겠다는 곳이 나올 정도"라고 말했다.

한편 우리금융그룹은 해외 교포들이 한국을 방문하지 않고도 현지에서 증권계좌를 개설,국내 주식에 투자할 수 있도록 하는 '우리글로벌 OK서비스'를 이달 중 실시키로 했다.

우리은행과 우리투자증권이 상호협력을 통해 개발한 복합금융 서비스로 재외 교민이 거주하는 지역의 우리은행 점포에서 실명 확인을 거쳐 신청서를 작성하면 우리은행 계좌와 우리투자증권 사이버 증권계좌를 모두 개설할 수 있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재외 동포들이 국내 금융자산에 투자하기 위해서는 제약이 많았지만 이번 서비스 실시로 우리은행 네트워크가 있는 곳에서는 아무런 문제가 없게 됐다"며 "재외 교민들의 국내 금융 거래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뉴욕=이익원 특파원 i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