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가 나아지고 있다지만 중소기업이나 영세 도 · 소매상들은 아직 많이 어렵습니다. 올해 세수는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에 그칠 것 같아요. "

이운창 서울 남대문세무서장(52 · 사진)은 15일 올해 관할 지역에서 10조8000억원의 세금을 거둘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같이 말했다.

남대문세무서는 2006년 8조3000억원,2007년 10조6000억원,2008년 10조8000억원의 세수를 확보했다. 4년 연속 전국 107개 세무서 가운데 최고 실적이다. 지난해 실적은 전국 세수의 6.9%,서울의 19.4%를 각각 차지할 정도다. 그러나 올해는 경기침체 속 삼성물산과 대우건설까지 다른 관할로 이사를 가면서 세수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다행히 외환매매 차익 등을 많이 낸 한국은행 등이 부족분을 메워주면서 작년 수준을 유지할 수 있게 됐다.

세수 실적이 좋은 것은 기본적으로 SK텔레콤 CJ 한화 등 대기업 본사가 많기 때문이다. 그러나 세금 신고 · 납부 전 안내와 지도 등 별도의 노력도 게을리하지 않는다는 게 이 서장의 설명이다. "주요 법인 200여개를 관리 대상으로 선정해 세수의 증감 여부를 파악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사전 안내 등을 통해 세금을 제대로 내는 것이 가장 좋은 '절세' 전략이라고 설득시키죠."

이 서장은 과거처럼 세무서가 세금을 더 걷기 위해 기업들을 압박하는 악습은 사라졌다고 강조했다. "기업들이 가장 무서워하는 세무조사는 이제 지방국세청이 주로 하고 있습니다. 세무서는 원천세 징수나 연말정산 등만 챙기는 서비스기관이 되고 있어요. "

충북 진천 출신인 이 서장은 서울지방청 법인세과장,보령세무서장,예산세무서장,본청 소득관리1과장 등을 거쳐 지난 6월 말 남대문세무서장에 부임했다.

서욱진 기자 ventu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