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 계열사 약진…매출 200조 중반대 이를 듯

지난해 4분기 최악의 적자를 낸 삼성전자가 1년 만에 사상 최대 분기 실적을 내는 등 삼성그룹 주요 계열사가 금융위기 이전 수준을 넘어서는 실적을 올렸다.

소니가 4분기 연속 적자를 내고 노키아는 매출이 감소하는 등 대표적인 글로벌 업체들이 여전히 정상 궤도에 오르기 위해 고전하는 동안 이뤄낸 성과다.

삼성은 성과급 반납, 비즈니스 출장 제한, 연월차 수당 제한 등 지난해 말과 올해 초 시행했던 각종 비상경영 조치도 모두 원상복구했다.

지난달 30일 발표한 삼성전자의 올해 3분기 실적은 매출 35조8천700억 원(이하 연결기준)과 영업이익 4조2천300억 원으로 분기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올해 들어 9월까지의 실적은 매출 97조500억 원, 영업이익은 7조2천200억 원으로 4분기에 2조7천800억 원 이상의 영업이익만 내면 삼성전자는 연매출 100조 원, 영업이익 10조 원이라는 전인미답의 고지에 올라서게 된다.

올 2분기 흑자전환에 성공한 삼성전기도 3분기에 분기 기준 사상 최대 실적을 냈다.

삼성전기는 3분기에 연결 기준으로 매출 1조5천487억 원, 영업이익 2천70억 원, 당기순이익 1천233억 원의 실적을 올렸다.

영업이익은 분기 사상 처음으로 2천억 원을 넘어섰다.

매출은 작년 동기 대비 30%,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235%, 367% 증가했다.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한 2분기와 비교해도 매출 18%,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61% 늘었다.

삼성SDI도 연결 기준으로 매출 1조 3천474억 원, 영업이익 881억 원, 순이익 870억 원의 실적을 올렸다.

2차전지와 PDP, 브라운관(CRT) 사업 등 전 부문에서 판매량이 늘어나면서 매출은 전 분기 대비 13.5%, 영업이익은 82% 증가했다.

삼성테크윈도 올 3분기에 매출 7천109억 원, 영업이익 741억 원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냈다.

매출은 전분기 대비 11.3%, 작년 동기 대비 15.7% 늘었고, 영업이익은 각각 28.9%, 64.7% 증가했다.

올해 2월 디지털카메라 사업을 떼어냈지만, 방산, 감시장비 사업 중심으로 사업 구조를 재편한 게 성과를 냈다.

제일모직도 3분기 영업이익이 769억 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13.3% 증가했고, 매출도 1조1천111억 원으로 7.1% 늘었다.

삼성엔지니어링도 당초 예상보다 248억 원(44.20%) 많은 808억 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삼성중공업은 수주 부진과 조선업종의 경기 침체에도 매출이 22.5% 오른 3조1천809억 원, 영업이익은 95% 상승한 2천779억 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올해 상반기에 인하된 후판가격의 영향이 이번 3분기부터 실적에 반영되면서 각 업체의 조선 사업 부문에서 이익률이 대폭 개선된 결과다.

주요 계열사의 실적이 하반기 들어 눈에 띄게 좋아지면서 지난해 처음으로 200조 원을 넘어선 삼성그룹 전체 매출도 늘어날 전망이다.

지난해 삼성그룹은 47개 국내 비금융 계열사, 164개 비금융업 해외 계열사, 18개 국내·외 금융업 계열사를 모두 합해 206조 원의 매출을 올렸다.

(서울연합뉴스) 이광철 기자 minor@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