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집에 이사온 기분이에요. 큰 회사 사장님께서 이렇게 직접 집을 고쳐주시니 복이 찾아 올 것 같네요. "

서울 중림동에서 10년째 혼자 사는 김복원 할머니(72)는 지난 20일 김진수 CJ제일제당 사장(사진 가운데)의 손을 붙잡고 연신 감사를 표했다. 김 사장은 CJ제일제당이 서울 중구에 사는 독거노인들을 위해 전개하고 있는 '사랑의 집수리' 봉사활동에 참가,김씨 할머니 집을 고치는 데 이날 하루를 보냈다. 직원 5명과 함께 힘을 합쳐 낡은 벽지를 걷어낸 뒤 새로 도배를 하고,장판도 새것으로 갈아줬다. 반지하인데다 빗물까지 새는 탓에 누렇게 들뜬 벽지와 꼬질꼬질 때가 낀 장판이 새 것으로 바뀌자 33㎡(10평) 남짓한 김씨 할머니의 집에는 모처럼 생기가 돌았다. 중구 주민센터의 이정익 사회복지사는 "홀로된 이웃들이 올 겨울 편안한 보금자리에서 지내게 됐다"며 흐뭇해 했다.

김 사장을 비롯한 CJ그룹의 최고경영자(CEO)들이 릴레이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해선 CJ오쇼핑 대표는 지난달 12일 '안면도 태양초 고추농장'을 찾아 고추 선별 · 포장 작업을 도왔다. 정영종 CJ인터넷 대표는 지난 15일 이산화탄소 발생을 억제하기 위한 '서울숲 나무가꾸기'에 참여했다. 다음 달엔 김일천 CJ푸드빌 대표가 서초구 결식 이웃에게 도시락을 배달하고,이창근 CJ프레시웨이 대표는 강서구 보육원 아이들에게 저녁 식사를 만들어 준다. CJ나눔재단 관계자는 "CEO들이 저소득층 자녀들에게 경영 노하우나 경제 지식 등을 가르쳐 주는 재능 기부활동에도 나설 예정"이라고 말했다.

강유현 기자 y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