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성장률을 비롯한 여러 경제지표들이 좋아지고 있다.

회복세 자체는 예견됐지만 회복의 강도와 속도가 예상을 훌쩍 웃돈다.

하지만 이같은 회복세에도 불구하고 아직 우리 경제는 마이너스 성장 상태인 만큼 낙관할 수 없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예상 뛰어넘는 한국경제 회복세
올해 2분기 경제성장률은 전기대비 2.6%였다.

경제 전문가들도 놀랄 만큼 예상을 뛰어넘는 수치였다.

이 때문에 3분기의 전기대비 성장률은 크게 낮아질 것이라는 전망이 대부분이었다.

일각에서는 마이너스를 기록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마저 제기했다.

하지만 한국은행은 3분기 역시 전기대비 성장률이 2분기와 비슷하거나 조금 낮은 수준을 보일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예상했다.

그렇다면 2~3분기 성장률은 전기대비 5%를 넘게 된다.

2002년 1~2분기(5.5%)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3분기 국내총생산(GDP) 규모는 작년 3분기와 비슷할 것으로 추산했다.

전년동기대비 성장률이 약 0%라는 얘기다.

이는 이성태 한은 총재가 최근 국정감사에서 "올해 경제성장률은 -1~0%일 것"이라며 4분기에는 전년동기대비 6% 가까운 성장이 가능하다고 밝힌 대목과도 맞닿는다.

1분기(-4.2%)와 2분기(-2.2%)에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3분기에 약 0%, 4분기에 6% 가까운 성장률을 보이면 연간 -1~0% 성장률이 되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한국개발연구원(KDI) 김현욱 연구위원은 "올해 경제성장률을 -0.7%로 예상했지만, 이를 -0.5% 안팎으로 상향 조정할 계획"이라며 "3분기의 전기대비 경제성장률이 2%를 넘을 것이라는 예측에 매우 공감한다"고 말했다.

◇다른 경제지표들도 줄줄이 호전
올해 경상수지 흑자 규모는 350억 달러 안팎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 액수는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 404억 달러 다음으로 큰 규모다.

290억 달러일 것이라던 당초의 한은 전망보다는 60억 달러나 많은 셈이다.

한은 관계자는 "수출이 예상대로 회복하는 반면 수입은 예상만큼 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비록 전체적으로는 `불황형 흑자'로 평가되지만, 지난해 64억1천만 달러 적자를 보였던 것과 대조적인 수치다.

외환보유액은 지난달 말 2천542억5천만 달러로, 지난해 말 2천12억2천만 달러와 비교하면 530억 달러가량 늘어났다.

사상 최고치인 2천642억5천만 달러에는 아직 100억 달러 부족하다.

삼성경제연구소 황인성 수석연구원은 "기존 보유액의 운용수익과 경상수지 흑자 지속 등으로 연말께 사상 최고치 경신이 거의 확실시된다"고 말했다.

KDI는 설비투자 증가율을 올해 -9.6%로 예상했지만, 이 수치를 -5% 안팎으로 상향 조정할 계획이다.

설비투자는 향후 경제의 활동성을 반영하는 중요 경제지표다.

순대외채무는 마이너스로 전환된 것으로 추정된다.

대외채무에서 대외채권을 뺀 순대외채무가 마이너스라는 것은 우리나라가 바깥에 진 빚을 모두 갚고도 남을 순채권국이 됐다는 의미다.

상당수 경제전문가들은 3분기 말 기준으로 한국은 순채권국으로 전환하고 이런 추세는 연말까지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지난해 말 326억 달러였던 순채무 규모는 지난 7월말 현재 76억 달러로 줄어든 상태다.

◇ 금리인상은 여전히 불투명
경제지표들에서 회복세가 뚜렷해지고 있으나 연내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은 여전히 불투명하다.

이성태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 9일 금융통화위원회 기자회견에서 "3분기의 GDP 성장률은 예상보다 높게 나오겠지만 이는 재고 축적을 취한 착시현상"이라고 밝혔기 때문이다.

특히 고용의 경우, 비록 경기후행성(경기 움직임보다 뒤늦게 움직이는 성향)이 강한 지표이기는 하지만 아직 큰 폭의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한은 관계자는 "취업자수가 올해 연간평균 11만명 줄어들 것으로 당초에 예상했지만 감소폭이 수만명으로 축소될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KDI와 삼성경제연구소는 아직 10만명대 감소 예상을 유지하고 있다.

물가가 비교적 안정적인 것도 금리 인상의 명분을 희석시킨다.

한은은 2.9%에 이를 것으로 보던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6~2.8%로 다소 낮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KDI 김현욱 연구위원은 "환율하락 등의 영향으로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8%를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경기가 예상보다 가파르게 상승할 경우에는 한은이 서둘러 금리인상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은 관계자는 "경기가 어떻게 될지 확신할 수 없기 때문에 금리인상 여부도 유동적인 상황"이라면서 "좀더 경기상황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윤근영 홍정규 기자 zhe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