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제과는 쌀과자 '쌀로별'로 유명한 중견 제과 · 제빵업체인 ㈜기린 인수의 우선협상자로 선정됐다고 16일 공시했다. 롯데제과가 기린을 인수하면 쌀과자와 빙과 사업 강화는 물론 양산빵 시장에도 진출하게 된다.

롯데제과는 입찰 참여기업 중 인수금액을 가장 높게 제시한 데다 기린의 쌀과자를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 판매해온 협력관계가 우선협상자로 선정되는 데 크게 작용한 것으로 분석됐다. 롯데제과는 지난 14일 마감한 기린 매각 입찰에 950억원을 써낸 것으로 알려졌다. 기린 인수전에는 롯데제과 외에도 CJ제일제당,SPC그룹 등도 참여했다. 롯데제과 측이 제시한 인수금액은 법원이 판단한 기린의 청산가치인 700억원을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롯데제과는 실사를 진행한 뒤 특별한 가격 조정요인이 없는 한 기린의 스낵 · 빙과 · 제빵사업 일체와 부산 · 수원공장을 인수하게 된다. 또 기린 회생의 걸림돌이었던 1320억원의 부채도 넘겨 받게 된다. 다만,기린이 보유한 부산 해운대 반여동 토지는 별도의 인수 희망자와 매각 협상을 벌이는 것으로 전해졌다.

롯데제과는 기린 인수를 통해 그동안 취약했던 스낵사업을 강화하고 빙과사업의 경쟁력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업계에선 SPC 계열인 샤니와 삼립이 80%가량을 차지하는 양산빵 시장이 롯데 · 샤니 · 삼립 등 3강 구도를 형성할 것으로 보고 있다. 기린은 경영난 속에서도 연간 600억원의 매출(시장점유율 11%대)을 올리고 있다.

기린은 2006년 수원공장 화재와 부산공장 신축에 따른 자금 압박으로 경영난을 겪던 중 지난 3월 회생절차에 들어갔다. 현재 상장이 폐지된 상태이며 매각이 지연되면서 대표가 두 번 교체되기도 했다. 기린은 지난해 매출 935억원,영업손실 119억원을 기록했다.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