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감사관, 美재무부.Fed, 감독소홀 탓 지적

미국 최대의 보험회사인 AIG가 파산 위기에 몰려 천문학적인 공적자금을 지원받고서도 임원들에게 거액의 보너스를 지급해 파문을 야기한데는 티머시 가이트너 현 재무장관에게 궁극적인 책임이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구제금융의 집행 내역을 감시하는 의회 특별감사팀의 닐 바로프스키 감사관은 14일 하원 정부개혁.감사위원회에 출석, 증언을 통해 재무부와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의 감독소홀로 AIG의 보너스 파문이 초래됐으며 궁극적인 책임은 가이트너 현 장관에게 있다고 지적했다.

AIG가 임원들에게 보너스를 지급할 당시인 올해 1월 뉴욕연방준비은행의 총재로 재직하던 가이트너는 올해 3월까지는 관련사실을 알지 못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바로프스키 감사관은 그러나 뉴욕 연준에서 가이트너의 부하직원들이 지난해 11월부터 보너스 문제를 알고 있었다고 밝히면서 "아무도 가이트너에게 이 문제를 얘기하지 않았다면 이는 의사소통과 조직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얘기"라고 지적했다.

바로프스키 감사관은 특히 가이트너가 지난해 9월 이후 AIG에 대한 구제금융이 이뤄질 때 이를 관할하는 조직의 수장이던 점을 들어 가이트너의 책임론을 제기했다.

가이트너는 지난해 9월 뉴욕연준 총재로 있으면서 AIG에 대한 긴급자금 지원을 일선에서 관장했으며 올해초 재무장관에 취임한 이후에는 재무부와 Fed를 통해 AIG에 총 1천800억달러의 공적자금을 투입하는 업무를 지휘.감독했다.

바로프스키 감사관은 재무부가 지난해 가을 AIG에 공적자금 투입을 단행할 때 AIG의 급여지급 체계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었으며 뉴욕 연준 역시 AIG의 보상체제를 파악하지 못한 상태였다고 지적했다.

바로프스키 감사관은 특히 재무부의 경우 국민세금으로 조성된 공적자금을 최대한 회수하는데 초점을 두는데 비해 일종의 금융기관인 Fed는 천문학적인 규모의 공적자금에 비해 상대적으로 소액으로 비쳐질 수 있는 보너스 문제를 그렇게 심각한 문제로 여기지 않았다고 설명하면서, 이런 점 때문에 지난해 헨리 폴슨 당시 재무장관이 AIG를 비롯한 금융회사에 대한 감독업무를 Fed에 맡긴 것에 문제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워싱턴연합뉴스) 박상현 특파원 shpar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