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경기회복기에 투자할 만한 펀드로는 원자재펀드와 신흥국 투자펀드가 주로 꼽힌다. 이 중에서도 천연자원을 많이 보유하고 있고 경기회복 국면이 빠르게 진행 중인 러시아와 브라질펀드로 압축하는 편이 낫다는 게 펀드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국제유가에 베팅하는 원자재 펀드는 주로 선물시장에 투자하고 있어 변동성이 크고 상승세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는 설명이다.

11일 펀드평가사들에 따르면 브라질펀드의 지난 9일 기준 올 수익률은 99%에 달한다. 러시아펀드도 연초 이후 수익률이 93%로 치솟았다. 올초 이 펀드에 거치식으로 가입한 투자자들의 원금이 이미 두 배로 불어났다는 얘기다.

이는 같은 기간 해외 주식형펀드의 평균 수익률(48%)보다 많게는 2배 이상 높고,대만(50%) 한국(43%) 중국(45%) 등 신흥국펀드나 미국(12%) 일본(-3%) 유럽(16%) 등 선진국펀드에 비해 월등하게 좋은 성과다.

이들 국가의 증시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세계 각국이 단행한 경기부양책의 덕을 톡톡히 보며 급등했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향후 경기회복 국면의 수혜를 볼 펀드를 고를 때도 올들어 많이 오른 이 두 국가펀드가 유리할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오대정 대우증권 자산관리컨설팅연구소 팀장은 "경기회복 국면이 진행되면 원유 천연가스 니켈 구리 등의 원자재 수요가 증가하기 마련이며,이들 국가는 천연자원을 많이 보유한 데다 경제구조가 자원 수출 등에 집중돼 있어 다른 국가들보다 경기부양책의 직접적인 효과를 보고 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브라질은 2016년 올림픽 개최국으로 최근 결정됨에 따라 주가상승 가능성도 높다는 지적이다.

주가 수준 측면에선 러시아의 매력이 높다는 분석이다. 기업실적 조사기관인 톰슨IBES에 따르면 지난 주말 기준으로 러시아 증시의 PER(주가수익비율)는 8.3배로 과거 10년간 평균(8.1배)에 비해 높지 않은 반면,브라질 증시의 PER는 12.3배로 과거 10년간 평균(7.7배)보다 60% 정도 높다. 오 팀장은 "브라질 주가는 역사상 최고 수준으로 브라질보다는 러시아펀드가 추가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며 "러시아는 사이클상 아직 본격적으로 경기회복에 접어들지 않았다"고 진단했다.

다만 이들 펀드에 투자하려면 필수적으로 환헤지형 상품을 골라야 한다는 지적이다. 브라질과 러시아펀드의 투자자금은 대부분 달러를 사용하고 있는데 달러가 당분간 약세를 보일 것이 유력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주식시장에서 수익을 올리더라도 투자 가치가 감소해 수익을 까먹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김재후 기자 h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