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은 자음과 모음이 조화를 이룬 소리글자체로, 다른 외국 문자보다 과학적이면서도 아름다운 문자로 평가되고 있다. 이 같은 인식이 확산되면서 기업체와 지방자치단체 등이 기업이미지와 지자체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기 위해 다양한 한글서체를 자체 개발해 특허 출원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특허청은 정부가 한글글자체를 디자인 특허권리로 보호하기 시작한 2005년만 해도 6건에 그쳤던 한글서체 디자인 특허출원 수가 올 들어 지난 9월 말 현재 49건으로 8배 이상 늘었다고 6일 발표했다.

특허청 관계자는 "초기 개인 출원에 국한됐던 한글서체 디자인특허 출원이 기업체 지방자치단체 등으로 확대되면서 출원 수가 급증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말했다.

컴퓨터를 활용해 한글의 아름다움을 다양하게 변형한 서체 개발이 자유로워지면서 기업과 지자체들이 광고물이나 길거리 간판 등에 고유한 서체를 사용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해진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SK텔레콤은 자체 개발한 한글 글자체를 TV광고와 인쇄광고,인터넷홈페이지,간판,안내표지 등에 사용하고 있고,아모레퍼시픽은 공모포스터 등에, CJ제일제당은 제품포장지 등에 자체 한글서체를 다양하게 활용 중이다. 서울특별시는 국내 지자체 중 처음으로 '서울서체'를 디자인 등록한 뒤 시청 및 주민센터의 현판과 지하철역,버스정류장의 안내판,차량,근무복 등에 적용하고 있다. 경기도 양평군도 '양평군체'를 등록해 자체 공문 및 엑셀,지역특산품 인터넷쇼핑몰 등에 활용하고 있는 실정이다.

특허청 관계자는 "한글글자체가 2005년부터 디자인권리(15년 독점)로 보호받게 된 이후에 기업이미지와 브랜드가치를 제고하는 수단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